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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 과학자의 길이죠"
LA방문한 줄기세포 세계적 권위자 황우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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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5/19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05/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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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황우석 박사가 지난 16일 본지를 방문, 기능성 화장품 출시와 논문 사태 이후의 삶에 대해 털어 놓고 있다. 김상진 기자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황우석 박사가 지난 16일 본지를 방문, 기능성 화장품 출시와 논문 사태 이후의 삶에 대해 털어 놓고 있다. 김상진 기자
12년 전 '논문사태'로 추락했다 재기
배아줄기 복제 노하우로 화장품 개발
'개복제' 성공으로 다시 세계적 명성
"한국에서 줄기세포 연구 재개 목표"


황우석 박사가 돌아왔다. 줄기세포 연구 논문 조작 사태로 대중 곁을 떠난 지 꼭 12년 만이다. 지금 그의 손에는 낯선 화장품이 들려 있다. 특허 획득으로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한 여전히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그다. 왜, 하필 화장품일까. 그것도 한국이 아닌 바로 이곳, LA에서.

황 박사는 '황우석 화장품'으로 알려진 기능성 화장품 '드라셀(DraCell)'을 알리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LA를 방문했다. 드라셀 미주 1호점은 지난달 1일 LA한인타운 코리아타운플라자 3층에 오픈했다.

줄기세포 연구로 유전병 및 난치병 치료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가 하루아침에 몰랐했던 황 박사. 와신상담의 세월, 무엇이 그를 끊임없는 연구의 길로 이끌었고, 또 다른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화장품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만큼은 지극히 조심하던 황 박사가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뒀던 응어리진 이야기를 본지를 통해 풀어놨다.

▶왜, 화장품인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줄기세포 과학자가 화장품이 웬 말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이 사업은 과학자로서 의미 있는 일이고, 앞으로 하게 될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황 박사는 2006년 서울대에서 쫓겨난 후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세웠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20명이던 연구원 식구는 100여 명으로 불었다. 국가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한 해에만 70억-8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조달해야 하는데, 안정적인 연구비용 마련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단지 수익만을 좇기 위한 것은 아니다. 황 박사는 배아줄기세포 복제과정에서 나온 세포를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게 유지증식시킨다는 것이 상당한 노하우이고, 거기서 나온 1호 줄기세포주(NT-1)를 키운 배양액에는 바로 그런 성분이 있다고 했다. NT-1 배양액을 기반으로 해서 피부에 탄력을 주고 개선효과를 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인류의 행복 추구권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했다.

황 박사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리비아의 카다피 전 원수 부인에게 NT-1 배양액을 이용해 만든 마스크팩을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난 2008년 리비아 측 요청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리비아는 화석연료 이후 국가성장동력사업을 찾고 있었다. 유전병 치료와 관련한 바이오산업을 개발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때 좋은 대접을 받아 답례 차원으로 마스크팩을 보냈다. 당시 카다피 부인은 일제 SK-II 제품을 쓰고 있었는데, 우리 제품을 쓰고는 선물용품으로 쓰겠다며 대량 주문을 했었다."

▶'개장수'에서 살 길을 찾다

"서울대에서 줄기세포를 함께 연구하던 27명의 연구원 중 20명이 같은 길을 걷겠다며 따라 나왔다. 어떤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막막했다.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바로 동물복제였다. 마침 2005년 스너피라는 개를 세계 최초로 복제한 탓에 요청이 있기도 했다. 덕분에 개장수로 나서게 됐던 것이다."

황 박사는 LA방문 바로 이틀 전에 900두 째 복제견을 탄생시켰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포유동물 중 개과 동물의 복제가 가장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이 지난 12월 바이오젠이라는 거대 생명기업에서 18년 연구 끝에 딱 한 마리만 복제에 성공했을 정도다."

하지만, 스너피가 탄생하기까지 황 박사팀은 무려 6000번이나 실험을 해야 했다. 그런 끈질긴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었다. 복제견은 애완견부터 인도견, 폭발물 및 마약 탐지견, 경찰견, 암세포를 찾아내는 질병 탐지견, 동물매개 치료견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런 특수목적견들은 자연교배로는 능력이 제대로 유전되지 않기 때문에 복제견 생산은 세계적으로도 늘어가는 추세라고 했다.

▶코요테 복제와 매머드 복원 연구

코요테 복제 성공은 황 박사 이름을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11년 황 박사는 경기도 프로젝트로 진행한 코요테와 개의 이종교배에 성공했고 8마리를 경기도에 기증했다. "코요테는 개과 동물이지만 개와 종이 달라 어려운 과제였다." 코요테 복제의 성공은 매머드 복원이라는 또 다른 세계적 프로젝트를 이끄는 기회가 됐다. 2012년 러시아와 중국 등이 참여하는 실험의 총괄 책임자로 초청을 받았다. 매머드는 멸종동물이라 복제가 불가능한데, 이종교배 성공 경험이 있는 황 박사가 아시아코끼리의 난자를 이용한 복원에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는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등에서도 전세계 137개국에 방영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황우석 제2의 사기'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3개국 합동 연구팀이 매머드 사체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고, 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언제 이뤄질지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내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라면 그런 길을 걷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바로 줄기세포 연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다시 줄기세포 연구

황 박사는 논문 사태에 대한 책임은 관리자로서 당연한 것이었으며 원망은 없다고 했다. 힘든 시기를 참고 견디면서 오히려 자신을 더욱 단련하고 겸손해 지는 기회도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줄기세포 연구는 다시 한국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 나라에서 실험실을 지어주고 연구 지원을 하겠다는 연락이 왔고, 협약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기술투자는 지분을 30%밖에 못 받게 된다. 그런 일 만은 막고 싶은데…, 현재로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연구를 승인하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

황 박사는 그동안 NT-1이 캐나다, 미국 등에서 특허를 받고 지난해 11월 마침내 한국 특허청에서도 인정을 한 만큼, 다시 한 번 연구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고 했다.

◆황우석 박사 주요 약력

▶1953년 충남 부여 출생 ▶1977-1982년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임상수의학 석·박사 ▶1997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2004년 서울대 석좌교수 ▶2005년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

◆주요 연구 성과

▶1999년 한국 첫 체세포 복제 젖소 영롱이 생산, 체세포 복제 한우 진이 생산 ▶2004년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 수립 '사이언스'에 발표 ▶2005년 체세포 핵 이식 인간배아 줄기세포 실용 가능성 확률 수립 발표, 세계 최초 개복제로 스너피 탄생 ▶2008년 중국 사자견 복제 ▶2011년 코요테 복제 이종교배로 탄생 ▶2014년 줄기세포주 NT-1 미국 특허 등록 ▶2016년 NT-1 한국 특허청 인정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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