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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사드'와 신정부의 딜레마

박철웅/미주녹색실천연합회장

사드 배치로 악화된 한·중 관계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해빙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두 달여 만에 재가동에 들어가고,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다른 업체와 업종들도 새 정부 출범 이후 미약하지만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 케이팝(K-POP) 차트가 다시 등장했고,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관계 개선 양상이 나타났다.

중국의 분위기가 이처럼 돌변한 이유는 '사드 배치'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말에 개최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사드 배치' 문제를 우선으로 다룰 것 같다. 이미 대선공약에서 민주국가로서 사드배치가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 동의 비준절차가 수반되어야한다는 점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무조건적인 '사드배치'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중국은 내심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미군과 미국 국민 보호와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드 배치로 한미 간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국의 안보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햇볕정책 계승'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이 무모하게 생각될지 모르나 그 이면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는 간접 메시지일 수 있다. 향후 중국도 문재인 정부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중관계가 장기적 갈등 국면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에 있어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딜레마에 빠진 것만은 사실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탄생을 반기더니만 왜 이렇게 악수를 두는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먼저 북한을 방문하겠다, 금강산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을 더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부로 하여금 고민스럽게 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안보의 중대한 문제가 사드 배치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 어떤 부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처지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고, 대화도 병행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지만, 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대로 남북관계는 대화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더 각인시켜주는 꼴이 됐다.

그보다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은 한국보다는 미국을 겨냥해 대화국면을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북한은 어떻게 해서든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놓고 한미 간의 협력보다 중국의 편에서 논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핵협상 대상이 아니라 트럼프와의 거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협상 대상이 남한이 아닌 미국임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유사시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의 방어라는 국가 안보와 국민 생존 차원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새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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