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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걱정에 '이사 포기' 세입자 는다

[포커스]
렌트비 올라 부담만 가중
자녀 입학 문제 등 걱정만
중년 60% "옮길 계획 없다"

LA한인타운 6가와 세라노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자녀들이 점점 자라면서 올해 초 다른 아파트로 옮기거나 콘도를 구입해 이사하려다 포기했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이미 거주한 지 5년이 넘어 지겹기도 하지만 자녀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후부터 거주하던 터라 자녀가 학교에 갈 나이가 다가오자 좁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인타운 내 좀 더 조용한 곳으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렌트비가 너무 비쌌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1베드룸 아파트는 그동안 조금씩 오르기는 했지만 렌트 컨트롤 아파트라 아직 1500달러가 채 안 된다. 하지만 옮기려는 곳의 2베드룸 아파트는 이미 2500달러를 넘어서 렌트비가 2배 가까이 오르게 된다.

같은 1베드룸이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하니 대부분 2000달러 가까이는 되고, 새 아파트는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김씨는 "렌트비가 많이 올랐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많이 올랐을 줄은 몰랐다"며 "콘도를 사려고 해도 너무 올라 포기했다. 결국 불편하더라도 당분간은 더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렌트비가 지난 수년간 크게 오른 데다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테넌트들이 아파트를 떠나지 않고 있다. 즉, 한 아파트에 머무는 세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입자들이 한 아파트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바인프로퍼티의 마이크 이 대표는 "예전에 비하면 세입자들이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며 "보통 자녀가 크거나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아파트를 옮기거나 집을 장만해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이동 요인이 생겨도 그냥 머무르는 세입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렌트 컨트롤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다. 렌트 컨트롤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오래돼 불편한 점도 있지만 연간 렌트비 상승폭이 3~4%로 제한돼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3~4년 전에만 렌트 컨트롤 아파트에 입주했다면 현재 입주하는 것보다 최소 월 300~400달러의 렌트비는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3년 전 렌트 컨트롤 아파트에서 나와 비교적 새 아파트로 옮겼던 장모씨는 최근 렌트비가 너무 오르자 이전에 거주하던 아파트로 다시 옮기려다 깜짝 놀랐다. 3년 전과 비교해 400달러나 높은 렌트비를 요구했던 것이다.

장씨는 "새 아파트서 살고 싶어 옮겼는데 더 이상 렌트비를 부담하기가 쉽지 않아 다시 이전 아파트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하지만 가격을 보고 다시 들어가기로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면 렌트비 상승폭이 높지 않아 결국 입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세입자들이 아파트를 옮기려 하지 않는 것은 LA한인타운만의 현상은 아니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이 설문조사 업체 해리스 폴에 의뢰해 지난 3월 3일부터 6일까지 1282명의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간 다른 아파트로 옮기거나 집을 사서 나가겠다는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특히 35~49세 세입자들의 60%는 렌트비가 오르더라도 옮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37%의 응답자들은 언제 이사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프레디맥 측은 "너무 높아진 주택가격과 급격히 오르는 렌트비가 세입자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며 "주택을 장만하겠다기 보다는 다음 거주지도 아파트로 계획하는 세입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kim.hyunw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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