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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한 이웃 되는 게 이주 사목의 목표"

성바실 성당 김창신 주임신부 인터뷰
전주교구청에서 이주사목 8년
"이주민의 정서 어디든 같아"

한인들의 왕래가 빈번한 6가와 마리포사 코너에 위치한 성바실 한인성당의 주임신부로 지난 2월 부임한 김창신(아오스딩·전주교구) 신부는 한국에서 8년 넘도록 이주민 사목을 담당했다. "이곳 한인들도 즐겨 보고 있는 TV프로그램 '이웃집 찰스'에 나오는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 이야기는 그들의 어려움을 잘 말해주고 있지만 실제로 더 힘든 부분이 많다"고 설명한다. 사제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은 처음인가.

"동부에서 동포 사목을 하는 동기 신부를 보러 온 적이 있었다. 이번이 두번 째가 되는 셈이다."

-그동안 어떤 사목들을 했나.



"1999년에 전주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후 본당에 있다가 2년동안 필리핀 연수를 다녀왔고 그 후 이곳으로 발령받기 전까지 8년 동안 전주교구청에서 이주민 사목 담당을 해왔다."

-가톨릭교회에서 언제부터 이주민 사목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103차 세계 이주의 날 담화문을 발표했으니 100년이 넘었다. 담화문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적으로 3억에 가까운 이들이 고국을 떠나 이주민으로 살고 있음을 상기시켰는데 한국만 해도 체류 이주민이 2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교황님이 담화문에서 '너희는 이방인을 억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는 탈출기(22장20절) 말씀을 인용하셨듯이 교회가 이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성경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이주민 사목이 시작되었나.

"2000년 초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산하에 국내 이주사목위원회를 구성했고 현재 위원장이 옥현진(시몬)주교이다. 한국천주교회에는 모두 16개 교구가 있는데 교구마다 이주사목 담당 부서가 있고 이곳에서 이주민을 돕는 이주민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주교구에는 전주, 익산, 군산의 3곳에 센터가 있고 그 책임을 져 왔다."

-이곳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나.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한 사람과 자녀, 유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한 한국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임금채불 및 고용주와의 갈등, 고부간 갈등, 자녀의 왕따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 포함된다. 이들이 동등한 이웃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주 사목의 목표이다."

-TV프로그램 '이웃집 찰스'를 보면 그래도 적응을 잘해가는 것 같다.

"8년 전 상담했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잘 자라서 대학에 진학도 하고 군대에도 가는 걸 보면 고맙고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편견은 남아 있어서 자녀가 학교에서 어려움이 많다. '이사 왔어요. 친해지고 싶어요'라는 방송 전의 대사가 이주민들의 마음인데 쉽지가 않다. 다문화 가정의 이혼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한인들도 이주민이다. 어떤 느낌인가.

"한국에서 이주민을 돕는 입장이었는데 이곳에 와서 나 자신이 이주민이 되었다. 솔직히 아직 적응이 안 된 상태이다. 한가지 한국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미국은 이민의 나라구나 하는 점이다. 이주민을 자국민과 '동등한 위치'에서 대한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다."

-본당 신자에 대한 인상은.

"한국은 신자들이 본당 이외에도 갈 곳이 많아 분산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한인들이 본당을 중심으로 모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공동체에 그만큼 협조적이어서 참 좋아 보인다. 무엇보다 매일미사의 참여도가 높다. 나이 지극한 어르신들이 매일 미사에 오시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한국에서 이주민의 교회활동은 어떤가.

"주일에 주교좌성당에서 이주민을 위한 영어미사를 드린다. 이들은 남편과 가족들과 한국 성당에서 미사를 본 다음에 다시 이곳 미사를 보러 온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서로 고국을 떠난 사람들로서 큰 위안과 친교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을 이곳 한인 공동체에서 보고 있다.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의 정서는 정착지가 어디든지 같을 것이다."

-이민자로서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에서 이주민 상담을 할 때 강조한 것이 신뢰였다. 살기 위해서 뿌리를 옮겨 온 사람들이 이민자들이다. 다시 그 뿌리를 안전하게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이웃에 대한 신뢰감이 아닐까. 편견 없이 받아 들여주는 자국민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믿고 다가가서 마음을 여는 이민자들의 오픈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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