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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트럼프의 단기필마 정신

'탄핵 열차가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9일 전격적으로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을 해임하면서 나오기 시작한 말이다.

탄핵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나온 말이다. 다만 그때까지만 해도 극히 일부에서 나온 희망 섞인 불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출발은 그때나 지금이나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뿌리지만 구체적인 근거와 행동, 절차가 갖추어진 모양새다.

탄핵 열차가 출발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러시아 내통 의혹이 아니라 코미 국장 해임이었다. 러시아 내통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사법 방해라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문제를 키운 것은 트럼프의 단기필마 정신이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단기필마로 승리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미 공화당 후보이면서 당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승리를 거두었고 본선에서도 당과 무관하게 홀로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보다는 그냥 트럼프에 가까웠다.



이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이 됐으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 반 조언 반을 했다.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에는 공화당과의 협력도 들어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변하지 않았다. 가족에게 백악관 업무를 맡긴 것이 대표적이다.

단기필마의 정신은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코미 국장을 해임하면서 오히려 더 강해졌다. 이를 계기로 공화당 안에서도 탄핵이라는 단어를 언급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에게 "이제 나는 더이상 수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법 방해 의혹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코미 해임 이전에 탄핵이 소수의 희망 사항으로 치부된 가장 큰 이유는 공화당 덕분이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는 한 탄핵은 현실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미 해임 이후 불거진 사법 방해 의혹은 공화당으로서도 모른 척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여기에 법무부는 트럼프-러시아 커넥션을 조사할 특별검사까지 임명했다.

트럼프가 공화당이라는 존재와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한 유리한 정치 환경과 협력할 생각을 했다면 사태는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측은 의회를 자극하고 있다. 당장 22일 트럼프-러시아 커넥션의 핵심으로 꼽히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상원 출석을 거부했다.

임기 시작과 함께 기세를 올렸던 국내 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탄핵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은 돌파구는 대외 정책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3800억 달러의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일정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자신감인 단기필마 정신을 버리지 않는다면 대외 정책 성과도 상황을 돌파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탄핵이 이슈로 떠오르면 설사 탄핵까지 가지 않더라도 트럼프의 정치력은 내상을 입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임기 초기다.

한 가지, 내치의 돌파구로 대외 정책을 택할 경우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극적인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행인 것은 한때 한반도에서 북미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많이 잦아졌다. 오히려 백악관이 무력 충돌에서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을 향해 정권교체·북한 붕괴·북한으로 진공 3가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정 기간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대화 용의가 있다며 비핵 원칙보다 부드러운 조건을 내세웠다. 또 이례적으로 "우리를 믿어보라"는 말까지 했다. 무력 충돌에서 대화로 국면이 전환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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