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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카루스의 꿈

박낙희/OC취재팀 부장

어린 시절 자주 꾸던 꿈 중에 하나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이었다. 새들처럼 빨리 날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펼친 상태로 마치 풍선이 된 듯 바람에 실려 둥둥 떠다니며 눈 아래 펼쳐진 낯선 세상을 구경하곤 했다.

특이했던 것은 원하는 곳으로 이동은 물론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었다.

꿈의 영향 탓인지 한때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당시 파일럿이 되기 위한 시력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쉽게 포기하고 말았다. 반면 친구 중 하나는 라식수술이 소개되자 마자 교정 수술 후 조종사 유학을 떠나 결국 파일럿이 됐고 현재는 여객기 기장으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어 선망의 대상이 됐다.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하늘을 자주 바라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비행기 보기를 좋아하게 됐다.



파아란 하늘에 흰 꼬리를 길게 남기면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있자면 시원함과 아쉬움이 교차하지만 무엇보다도 '저 크고 무거운 쇳덩어리가 어떻게 하늘을 떠다닐까' 신기할 따름이다.

승객 550여 명을 한번에 태울 수 있는데다, 운항되고 있는 여객기 가운데 가장 큰 에어버스 A380의 경우 날개 폭이 79.75미터에 동체길이도 72.73미터나 된다. 작용과 반작용에 의한 양력으로 비행기가 뜬다는 과학적 설명만으로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라이트형제가 날개폭 12.3미터에 무게 174kg인 나무비행기 플라이어호로 3미터 상공에서 12초 동안 37미터를 날아 첫 동력비행에 성공한 것이 불과 114년 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인간이 이뤄낸 눈부신 발전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밀랍으로 새의 깃털을 붙여 만든 날개가 녹아 떨어질 수 있으니 태양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주의를 잊고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기쁨에 취해 더 높이 날아오르다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는 그리스신화의 이카루스와 같이 새처럼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이 있었기에 오늘날 수많은 비행기가 하늘을 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2년 전 발령을 받아 근무하게 된 사무실 인근에 자그마한 공항이 있어 하루에도 수십번씩 경비행기가 날아 오르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다시 하늘을 바라보며 잊었던 어릴 적 꿈이 떠오르게 됐다.

이번에는 그냥 바라만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들과 하늘과 구름과 빛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고 있다.

페이스북 사진들을 관심있게 봐 준 갤러리 관장님 덕분에 지난 2000년 샌프란시스코 드영 파인아트 뮤지엄 아티스트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이후 휴지기에 들어가야 했던 전시 활동을 만 17년 만에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카루스의 꿈(Dreams of iCARUS)'이라는 주제로 내달 3일부터 2주간 LA윤스페이스(2330 S.Broadway #102)에서 열리는 초대전을 통해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은사의 말을 떠올리며 한장 한장 담아낸 사진 3500여 장 가운데 40여 점을 추려 선보인다.

사진으로 담아 낸 '이카루스의 꿈'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시작된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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