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버지니아대 졸업식장 인공기 수천 개, 왜

북한 억류 오토 윔비어 동기생 친구들
'석방 촉구' 문구 새겨 참석자들에 배포
"미·북 긴장 고조와 윔비어는 전혀 무관"

토머스 제퍼슨 제3대 대통령에 의해 지난 1819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버지니아 대학. 지난 20일 열린 이 대학 졸업식장에 난데없이 북한 인공기가 수천 개 등장했다.

지난해 1월부터 북한에 억류된 이 대학 학생 오토 웜비어(22·사진)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이날 졸업식장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웜비어의 친구들은 인공기 문양이 그려진 자물쇠에 ‘오토를 석방하라(Free Otto)’는 문구가 새겨진 스티커(작은 사진)를 수천 장 제작해 배포했고, 졸업생 및 졸업식 참석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티커를 옷에 붙이거나 손에 들고 "윔비어를 석방하라"고 외쳤다.

원래대로라면 이날 졸업식에 함께 했어야 할 웜비어는 현재 북한에 억류된 상태다. 경영학과 3학년이던 웜비어는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지난해 1월 구금됐으며 그해 3월 북한 최고재판소는 웜비어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평양 양각도 호텔에 걸려있던 정치 구호를 뗐다는 이유를 들어 체제 전복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해 3월 웜비어가 북한 정부에 적대적 행위를 했다며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비는 동영상이 평양 주재 스웨댄 대사관을 통해 미 국무부에 전달됐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웜비어가 곧 풀려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1년이 지나 졸업식 때까지 그의 석방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서 웜비어의 석방을 촉구한 학생들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 고조는 국가 안보의 문제이지 우리의 친구인 웜비어와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부가 평범한 대학생을 외교 관계를 위한 인질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재 북한 정부는 웜비어를 포함해 총 4명의 미 시민권자를 억류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출신인 김동철(62) 목사는 지난 2015년 체포돼 간첩 혐의로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또 지난 4월 22일에는 평양과학기술대 회계학 교수로 초빙됐던 김상덕(미국이름 토니 김·55)씨를 국가전복 혐의로 체포했고, 이후 보름 뒤인 5월 7일에는 평양과기대 관계자로 사업하던 김학송씨를 반공화국 적대 혐의로 억류했다.

이를 두고 북한 정부가 정치·외교적 목적으로 미국인을 억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웜비어의 경우 체제 전복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장기 징역형에 처해졌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범법 행위라기보다는 젊은이의 호기심에 의한 행동에 더 가까웠다. 그럼에도 중죄에 처한 뒤 반성하고 용서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하는 것은 체제 선전 및 미국과의 외교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목적이 짙다는 비판이다.

테레사 설리반 버지니아대 총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라도 오토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들도 “우리는 그가 그립다. 북한에 억류되는 일이 없었다면 평소처럼 괴짜스러운 모습으로 졸업식장에 함께했을 것”이라며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