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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엔 발라드, 알츠하이머엔 댄스곡"…노래하는 신경내과 전문의 백시환 박사

"제 노래로 평화와 위안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부 LA지역에서 개업 중인 현직 전문의가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살려 음반을 출시해 화제다.

백시환(William Sewan Baek MD.43.사진) 신경내과 전문의가 최근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영어 노래를 출간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의사냐 가수냐 선택의 기로에 있었지요."



백 전문의는 다수(?)를 따랐다. 아버지, 삼촌, 사촌동생까지 모두 의사인 집안에서 가수의 길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도저히 반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와서 레지던트를 하면서 반항을 했다. 대부분 가족들이 성형외과 전문의인데 자신만은 신경내과를 선택한 것. 그리고 의료인으로 10년 정도 된 요즘, 드디어 못이룬 길인 가수의 꿈을 꾸게 됐다.

의사라서 돈이 남아돌아서 음악을 재개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음반 홍보와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서 후원자를 찾고 있는 것도 다른 가수들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늦게 시작한 음악인의 길을 풀타임으로 하지는 못하고 첫 음반은 자신의 직업인 신경내과와 관련있는 노래를 모았다. 아무래도 매일 보고 듣고 만나는 사람들이 뇌졸중,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루게릭병 환자인 탓에 그들의 마음을 노래에 비춰보게 됐다.

"언젠가 나를 버릴거야/언젠가 나를 잊을 거야/기억은 흐려지고/매일 똑같기만 한데/지새우는 밤길에도/갈곳없는 이곳에/거울속에 누군가가/날 바라만 보네/난 있다고 생각지마/이미 맘은 떠났네"

마치 사랑에 애타는 남녀가 주고받는 가사같은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경내과 전문의가 자신의 전문분야를 소재로 노래를 작사.작곡.노래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장난인가 싶다가도 진지하게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찍을지 고민하는 것을 보면 그의 열정을 무시하는 것같아 미안한 마음마저 들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 3곡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장르도 한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풍환자가 함께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슬픈 발라드인데 비해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노래는 테크노댄스곡이라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신경내과 의사 출신이 이런 시도는 백씨가 처음이다.

그는 "제 꿈의 실현을 시작했다"며 "제 나름으로 제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제 노래를 가만히 듣다보면 그 환자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대중들에게 환자들, 특히 가족이 환자인 경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전문의는 음악 이외에도 언어적으로도 탁월한 재능을 가져 한국어, 영어, 스패니시가 유창하고 한영의료통역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독일어와 일본어는 통역 수준,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는 일상 의사소통이 된다. 용돈벌이로 영어로 된 논문을 일본어나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일도 한다. 서울대 의대를 1999년에 졸업했고 시카고 의대병원 성인신경과, UCSD 의대 신경과를 거쳐 신경내과 등 3개 보드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그의 노래 리스트다. Someone else(알츠하이머병), Chained to a dream(중풍), Love again(루게릭병), I really need you now(학대 피해), In my tears(자식잃은 부모), La pelicula blanca(하얀 영화, 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 Inside these walls(고아원에서 자란 어린이의 꿈), Jumpstart(중증근무력증), Set your body free(파킨슨병), Walk again(척수손상, 다발성경화증)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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