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경제 에세이] "연준과 싸우지 마라"

최운화 / 유니티 은행장

금리인상은 일반 경제생활과(이 부분은 지난 달 글에 설명돼 있다) 함께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인상이 자산가치 즉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을 줄이는 데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초단기 금리인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법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파는 것이다. 기준금리 조정을 위해 연준이 채권을 사고파는 시장을 공개시장이라고 해서 연준의 금리조정기구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라고 부른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 채권을 팔려면 채권구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장경제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한 가장 쉽고 대표적인 방법이 물건값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채권구입의 인센티브는 채권값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채권값을 떨어뜨리면 채권의 수익률은 올라간다.

예를 들어 액면가격이 1000달러인 채권이 연 5%의 수익률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채권은 매년 50달러의 이자를 지급한다. 그리고 이 수익률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약정돼 있기 때문에 이 채권이 얼마에 실제로 팔리는 가에 상관없이 연간 50달러를 지급한다.



그런데 연준이 채권을 팔기위해 액면가 1000달러의 채권을 900달러로 할인해서 판다고 하자. 그러면 이 채권을 구입한 사람은 900달러를 투자해서 매년 50달러의 이자를 받게 된다. 채권의 수익률은 거래가격인 900달러의 5%가 아니고 액면가인 1000달러의 5%이기 때문에, 거래가와 상관없이 50달러를 받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을 900달러에 구입한 사람에게는 연간 수익률이 50달러 이자를 원금 900달러로 나눈 5.56%로 올라간다. 이렇게 연준은 채권을 싸게 팔면서 금리인상을 이끌어낸다.

이 공개시장의 운용을 통해 금리를 올리려고 연준이 채권을 팔게되면, 시중의 채권구입자금이 연준으로 들어가면서 시중자금은 줄어들게 된다. 연준에게 채권을 구입하는 기관은 대부분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시중의 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바로 금융권의 자금이 줄어든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좀 복잡한 설명이었지만, 쉽게 정리하면 연준의 금리인상은 채권을 팔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금리가 올라가고 동시에 시중 특히 금융기관의 자금을 줄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경우 이들 시장의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또 이 시장의 주력자금이 줄어들게 돼 이들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격상승이 줄어들거나 심할 경우 하락하기까지 한다.

흔히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상승을 이들의 근원적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다. 주택 같으면 갑자기 그 지역에 큰 산업이 들어와 주택수요가 오르는 경우도 있고, 주식의 경우 그 회사의 경쟁력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투자자가 몰려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체적인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승은 이를 떠받치는 돈의 양에 비례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돈이 흔해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올라가고, 반대로 돈이 귀해지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내려가는 것이다.

지금 연준은 금리인상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고, 이번 달 중순에도 금리인상은 거의 기정사실화 돼있다. 이렇게 금리를 올리게 되면 시중의 자금이 줄어들어 돈의 가치를 올리고 반대로 물건값은 하락하는 가능성이 올라간다. 연준이 원하는 지나친 물가상승을 미연에 방지하는 목표에 근접하는 것이다.

투자시장의 오랜 격언인 '연준과 싸우지 마라 (Don't fight the Fed)'란 말은 바로 지금까지 설명한 금리와 자산가치의 상관관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는 투자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보수적으로 되라는 격언이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