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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아들의 죽음이 된 엄마의 사랑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며칠 전 LA타임스에 어느 슬픈 엄마 항의 이야기가 실렸었다. 그녀는 라오스에서 태어난 후에 온갖 역경을 넘어서 홍콩을 경유, 일본에 가서 그래픽 디자인 공부를 하였다. 미국에 이민 온 후에는 사랑하는 남편 피터를 만나서 인쇄소를 경영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피터가 암으로 사망했고 17세 된 아들은 매일 잔인한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지내느라 학교 성적이 모두 F였다.

불행히도 항은 암이 발병했고 그녀의 아들은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그 기사에는 아시안들이 대부분 정신병을 수치로 여겨서 치료를 꺼린다고 써있었다.

항은 아들과 함께 식당에서 팟타이를 먹고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잠든 아들에게 두 발의 권총을 쏜 그녀는 침대에 들어가 아들 옆에 누워 친구 총에게 연락했고 경찰에 체포됐고 얼마 뒤 교도소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집단 살해 뉴스를 볼 때마다 항은 아들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까 걱정했다. 자신마저 암으로 사망한 뒤에 일을 저지를지도 모를 아들을 자신의 품에 안은 채 보냈다.

이 이야기는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또 다른 17세의 미성년자 정신분열증 환자가 충분한 치료의 혜택도 받아보지 못한 채 사랑이라는 폭력에 의해 살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정신분열증은 두뇌의 병이다. 당뇨가 췌장이라는 장기의 병이듯이 두뇌라는 장기에서 분비되는 뇌 전파물질의 이상에 의한 몸의 병이다. 어느 정도 유전적인 요인을 갖고서 심한 정신적 또는 환경에 의한 타격을 받을 때 생길 수 있는데 100명 중 한 명꼴로 온다.

30세가 넘어서 발병되는 피해망상 형의 정신 분열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정신분열증은 대학교 입학 시기인 17~18세에 발병되기 쉽다. 어떤 학자들은 이 시기에 발생적으로 이루어지는 뇌 신경세포의 가지치기(pruning)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대부분의 정신병 치료에서와같이 체질적, 심리적, 환경적 치료를 빠른 시기에 할수록 환자의 기능을 유지하며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감정 뇌가 사춘기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자극되어 있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젊은이들의 전두엽은 25~30세까지 계속 성숙해지며 옳은 판단과 계획, 충분한 감정 억제가 가능해진다.

항이 걱정했던 아들의 난폭함이나 성격도, 따라서 바뀔 수 있다. 부모가 모두 사망한 17세의 소년은 주정부의 보호 아래 양부모(foster parents)에게 맡겨진다. 그러면서 학업과 치료를 받게 된다. 만일 항이 이런 법률제도와 그에 따른 아들의 변화된 미래의 상을 알았다면 꽃봉오리처럼 피어나기 전인 그의 인생을 그토록 비참하게 끝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식의 신체발부를 모두 부모 것으로 여겼던 공자의 사상은 우리가 두고 온 동양의 것이었다. 이곳 서양에서 아이들 개개인은 독립된 인격체이다. 비록 병이 든 아이라도 그의 인생은 본인의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또한 존중도 해주자, 그들의 앞길에 희망을 빌어주며, 축복해 주는 것이 이 나라에 와서 낳고 기른 우리 자녀들에게 적절한 선물이 될 것이다. 비록 병이 든 자식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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