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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국 가는데…며칠 신세 좀 지자"
한국 방학·휴가철 다가오자
난감한 부탁에 한인들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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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6/13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7/06/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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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주 지역 한인들이 '난감한 부탁'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한국의 여름방학 및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우리 애 미국에 보낼 테니 좀 돌봐달라"거나 "미국사는 친구 덕 좀 보자"며 아무렇지도 않게 숙박이나 가이드를 부탁하는 연락이 늘고 있어서다. 상대 입장을 미처 배려하지 못해 몇 년 만에 만난 친구와 얼굴을 붉히는 안타까운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모(32·LA)씨는 최근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친구가 LA를 방문길에 "재워달라"고 해서 승낙을 했는데, 도착 당일 다른 지인도 함께 데려왔던 것. 그러나 김씨는 당시 아파트에 거주 중이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 공간이 여유있는 편이 아니었다. 결국, 김씨는 친구의 방문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한인 이모(25)씨도 신용카드 한 장만 달랑 가지고 온 지인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평소 친한 사이긴 했지만 아무 계획 없이 방문하는 바람에 숙박 제공부터 관광 가이드까지 다 이씨의 몫이 된 것.

이씨는 "당시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학교 다니랴, 지인을 보살피랴 정신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해마다 휴가철이 끝나면 한인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극성 방문객을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민폐 방문객의 유형은 크게 ▶평소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연락해 숙박이나 가이드를 요구하는 얌체형 ▶계획이나 돈 한 푼 없이 방문해 모든 여행을 지인에게 의존하는 베이비형 ▶방문 허락 후 가족이나 다른 지인을 줄줄이 끌고 오는 거지근성형 ▶방문 중 집주인의 생활 방식을 일일이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시어머니형 등이 있다.

이외에도, 관광 당시에 받았던 도움을 잊고 후에 지인이 한국을 방문하면 숙박이나 가이드를 회피하는 '나몰라라'형도 대표적인 휴가철 민폐 방문객 유형이다.

한 온라인 웹사이트에 자신의 경험을 올린 한 한인은 "미국에 사는 게 죄도 아니고 나에게 접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그는 "방문객에게는 관광지이지만 이곳은 내 생활터전"이라며 "함께 휴가를 왔다고 생각하는 안이함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행웹사이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폐 방문객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있다.

집주인의 경우 방문객의 비행일정, 예상 방문일 수 등을 정확하게 알아두고 본인에게 바라는 바를 미리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보가 오가면 여행을 막연히 생각하던 지인도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소통이 된 상태에서 얼굴을 맞이하면 현지 도착 후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만약 사전 정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갑작스러운 방문은 최대한 돌려 거절하는 것이 좋다.

거절하기 힘든 성격이라면 본인이 해줄 수 있는 호의의 정도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요즘 많이 바빠 방문 기간 중 주말에만 잠시 시간을 낼 수 있다. 이틀 동안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보자"고 먼저 선을 긋는 것이다.

민폐 방문객을 경험한 한 한인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기본적인 태도만 있어도 즐겁게 다음을 기약하며 끝낼 수 있다"고 집주인과 방문객 모두의 배려를 당부했다.

김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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