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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억불 신화' 파산…한인 최대 전화카드사 KDI

연방법원에 '챕터 7' 신청
리커 등 소매점 피해 직격탄
'계획된 부도' 의혹 제기돼

한인 최대 전화카드 유통업체가 파산했다. 이 업체로부터 카드를 구매한 리커나 마켓 등 소매업소는 2500여 곳에 달해 최소 수백만 달러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

연방파산법원 기록에 따르면 KDI(Kang's Distribution Inc.·대표 칼로스 강)는 지난 9일자로 '챕터 7'을 신청했다. 챕터 7은 '완전 파산'으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이 밟는 채무 청산 절차다.

KDI의 파산으로 통신사, 소매점들을 직격탄을 맞게 됐다. 본지가 입수한 KDI의 파산 신청 양식(206D)에는 총 2477개 업체가 채권자로 등재되어 있다. 채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통신사 중에는 한국통신 미주법인 'KT 아메리카'도 포함되어 있다.

피해자수가 가장 많은 쪽은 카드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매업체들이다. 채권자 2477개 중 리커는 690여 개, 마켓은 100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소매업체들은 통상 KDI에 미리 대금을 주고 카드를 산다. KDI의 전화카드들은 이미 사용 정지됐거나 곧 쓸 수 없게 돼 소매점들은 최종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환불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업소당 피해액은 500~1000달러 정도다. 전체 피해규모는 최소 120여 만 달러에서 최고 240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KDI와 거래해온 P 리커의 정모 사장은 "지난달 KDI에 800달러를 주고 산 카드 수백장이 휴지조각이 됐다"면서 "2달러 짜리 카드 한장 팔면 50센트 남는 '쩐 장사'를 하는 리커 주인들한테 이럴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6년 칼로스 강(60) 대표가 설립한 KDI는 남가주의 라틴계 고객들을 집중 공략한 마케팅으로 설립 10년 만인 2006년 1억1000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려 전화카드 업계 성공 신화를 썼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통신 기술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전화카드 매출이 급락하면서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소매업주들은 '계획된 부도' 가능성도 제기했다. KDI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A씨는 "2~3년 전부터 파산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챕터 7을 신청한 배경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챕터 7은 최소 자산을 매각해 갚고 난 나머지 채무를 탕감받을 수 있다.

법원에 제출한 KDI의 파산 신청 양식에서 KDI 측은 '직원 급여 등 관리비를 변제한 뒤 남는 여유자금은 없다'고 했다. 또, '회사 자산은 5만 달러 미만'이라고 신고했다.

KDI 내부 관계자는 "한때 연매출 1억 달러가 넘었던 회사의 자산이 5만 달러밖에 없다니 채권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칼로스 강 대표는 지난해 세리토스의 본사 사무실 건물을 매각했고, LA한인타운 아파트 건물과 애틀랜타 상가건물 등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DI 측 질 김 변호사 사무실은 파산 배경과 피해 보상 계획에 대한 본지 문의에 "자세한 내용은 의뢰인과 상의한 뒤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챕터 7을 신청하면 채권자들과 협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KDI와 채권단 회의는 7월18일 오전 9시 샌타애나 연방법원 3-110 법정에서 열린다.


정구현·황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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