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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학·휴가철 다가오자 난감한 부탁에 한인들 진땀
“우리 워싱턴 가는데…며칠 신세 좀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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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6/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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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학·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워싱턴지역 한인들이 ‘난감한 부탁’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친척이나 친구들이 “우리 애 미국에 보낼 테니 좀 돌봐달라”거나 “미국 사는 친구 덕 좀 보자”며 숙박이나 가이드를 부탁하는 연락이 늘고 있어서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지인들이지만, 얼굴을 붉히게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적지 않다.

센터빌에 사는 박 모씨는 한국에서 온 처형 딸 라이드를 했다. 박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노바커뮤니티칼리지에 데려다주고 학교 끝나는 시간 맞춰서 데리고 왔다”며 “짜증을 안 내려고 애썼는데,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일에 지장을 받으면서도 어렵게 돌봐줬는데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한국의 지인들은 대중교통이 거의 없는 미국에서 차 없이 생활이 안 된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동포들이 한국에서 오는 지인들을 돌봐주기 어렵다는 현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인들에게 자녀 돌봄 비용을 받는 경우도 끝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매달 5000달러 정도를 받는다면 모르지만, 보면 보통 1000~2000달러”라며 “지인들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에 사는 한 모씨는 이런 일로 친척과 관계가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동서가 중학생 자녀를 미국에 보내겠다고 해서 거절했는데, 다툼이 생겼고 연락이 끊겼다”며 “미국에서 지인 자녀를 돌봐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10명 중 7, 8명은 관계가 나빠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족 전체가 오는 경우도 쉽지 않다. 이모씨는 “친척이 온다고 해서, 일이 바쁜 시기였는데도 눈치 보며 휴가를 내야만 했다”며 “운전사에 가이드 역할을 하며 힘들고 고생스러웠다”고 말했다.

해마다 휴가철이 끝나면 한인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 방문객을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방문객의 유형은 크게 ▷평소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연락해 숙박이나 가이드를 요구하는 유형 ▷계획이나 돈 한 푼 없이 방문해 모든 여행을 지인에게 의존하는 유형 ▷방문 허락 뒤 가족이나 다른 지인을 줄줄이 끌고 오는 유형 ▷방문 중 집주인의 생활 방식을 일일이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유형 ▷미국 관광 당시에 받았던 도움을 잊고 후에 지인이 한국을 방문하면 숙박이나 가이드를 회피하는 ‘나몰라라’ 유형도 있다. 한 한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문객에게는 관광지이지만 이곳은 내 생활 전선”이라며 “함께 휴가를 왔다고 생각하는 안이함을 버려야 한다”고 게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방문객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있다. 집주인의 경우 방문객의 비행일정, 예상 방문일 수 등을 정확하게 알아두고 본인에게 바라는 바를 미리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보가 오가면 여행을 막연히 생각하던 지인도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소통이 된 상태에서 얼굴을 맞이하면 현지 도착 후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만약 사전 정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갑작스러운 방문은 최대한 돌려 거절하는 것이 좋다. 거절하기 힘든 성격이라면 본인이 해줄 수 있는 호의의 정도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요즘 많이 바빠 방문 기간 중 주말에만 잠시 시간을 낼 수 있다”, “이틀 동안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보자”고 먼저 선을 긋는 것이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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