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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파더스데이] "나도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생계 유지 쫓기는 가장들
추세는 친근한 아빠 원해
육아·가사에 참여 하지만
직업과 가정 균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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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6/1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7/06/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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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이 달라지고 있다.

내일 파더스데이를 앞두고 15일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 2명 중 1명(57%)이 "육아는 내 정체성의 중심"이라고 답했다.

정체성의 변화는 역할까지 바꾸고 있다. 아버지들의 절반 이상(54%)은 "육아 생활에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어머니들(52%)의 대답보다 더 높았다. 실제 아버지가 육아를 비롯한 가사활동에 할애하는 시간도 늘었다. 퓨리서치센터는 50년 사이(1965~2015년) 아버지의 가정내 활동시간을 비교했다.

1965년 당시 아버지들은 일주일에 평균 2.5시간만 육아 활동에 전념했다. 하지만, 2015년의 아버지는 7시간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아버지가 가정내에서 가사활동을 돕는 시간 역시 일주일에 평균 9시간으로 1965년(4시간)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아버지들의 자발적 선택이라기 보다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한다.

유현성(UCLA 사회학) 연구원은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가사에만 치중하던 '어머니'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고 이는 육아 또는 가사 분담이라는 아버지의 역할 변화로 이어졌다"며 "사회적 환경에 의해 점차 '가장'의 의미가 달라지면서 과거 생계를 책임지며 주로 외부에서만 활동해온 '아버지'에게 이제는 가정안에서의 역할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생계 유지에 쫓기는 이민자의 경우 이러한 아버지의 역할 변화는 부담이다. 일만 해온 아버지의 모습은 곧 '가정일에는 무관심'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연결돼 암묵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사도 '아버지'들은 자신의 역할을 자책했다.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육아 시간이 늘어났음에도 아버지들은 여전히 "아이들과 충분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48%)"고 생각했다. 또, 아버지 10명 중 6명(61%)은 "아내에 비해 나의 육아 활동은 항상 부족하다"고 답했다.

아버지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외부적으로는 생존 경쟁 속에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에 시달리고 가정에서는 가부장적이고 군림하던 구시대적 아버지상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 가운데 아버지 2명 중 1명(52%)은 "사회 생활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너무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아버지들의 고민은 한인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두란노아버지학교 미주본부 김인구 목사는 "한인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대체로 가정에 잘하고 싶은데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고민을 토로한다"며 "거기서 아버지들은 가족으로부터 이해되지 않는 존재로 소외되고 혼자서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남성이 아버지로서 느끼는 두려움은 어깨를 늘어뜨린다.

에블린 서(캘스테이트LA 심리학) 박사는 "남성들은 노년이 되면서 은퇴 등을 통해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게 되고 상실감 또는 허탈한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며 "아버지들의 변화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노년이 다가옴에 따라 가족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가정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내면의 몸부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아버지가 느끼는 서글픈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인(아버지)의 노력만이 아닌 가족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 이주호 코디네이터는 "중년의 아버지들과 상담을 해보면 돈을 벌어다 주는 행위만이 가족에게 사랑받고 가장으로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며 "그사이 정작 가족과 관계성이 약화된 것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아버지가 생계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가족들과 '양질의 시간(quality time)'을 보낼 수 있도록 아내 또는 자녀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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