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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집' 타고 자연으로 떠난다…'오토 캠핑'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LA에서 2016년 6월1일 출발했고 그 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캘리포니아 스물 한곳의 미션을 순례하듯 둘러보고 풍광과 사람이 아름다운 오리건 해안을 지나 자유로운 시애틀을 만끽했다. 중국의 어느 도시처럼 변한 밴쿠버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태고 이래 자연이 그대로인 백야의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리던 때가 눈에 선하다.

도로 보수로 길이 막혀 1시간씩 기다려도 즐거웠다. 흙먼지 속 자갈길을 달려도 펼쳐진 자연에 감동하며 피곤한 줄 몰랐다. 일주일이 넘는 긴 알래스카 하이웨이 구간을 지나며 지루할만 하면 들소 떼와 곰, 여우가 우리를 반겨줬다.

캐나다 유콘 준주의 주도인 화이트 호스 시는 오토캠핑족의 북극지방 탐험 전진기지 같았다. 미국 및 유럽의 오토캠핑족들이 몰고온 다양한 RV들이 마치 범세계 RV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알래스카의 산과 빙하 밤바다 그리고 자정에도 밝은 백야는 몽환적이었다.



서울 명동같이 사람이 많았던 캐나다 로키에서는 자연이 훼손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인간의 끝없는 물욕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북미대륙 종횡단을 수 차례 하면서 자연의 파괴자는 인간임을 절감 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아우터 뱅크스 섬을 덮고 있는 파티하우스들도 자연파괴의 현장이었다. 얄팍한 상혼과 공허한 인간의 허영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었다.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이 봤다. 아이오와주의 끝없이 넘치도록 펼쳐진 들판의 곡식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미국 남부의 도시들은 잘 정돈돼 보였지만 몇 군데의 도시는 아직도 인간을 가축처럼 팔고 사던 노예시대의 의식이 남아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갖게 했다. 아직도 카트리나 태풍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토네이도를 만났다. 두려움에 하늘만 올려다봤다.

자연이 보존되고 풍요로운 곳은 사람들의 얼굴 표정도 밝고 친절하다. 세상은 숨가쁘게 돌아간다. 한걸음 뒤에서 바람소리와 새소리에 아침을 여는 이 생활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유를 억제하는 삶에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한다. 자연에 묻혀 사는 캠핑생활을 당분간 영위하고 싶다.

각종 생활설비를 차내에 갖춘 차량을 한국에서는 캠핑카라고 부르고, 북미에서는 RV라고 부른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캐러밴, 오토 캐러밴, 캠퍼 밴, 모터 홈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캠핑문화가 발달돼 있고 장비와 제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북미에서 캠핑이라고 하면 대부분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이용한 오토캠핑을 의미한다.

캠핑카와 트레일러는 침대와 주방, 욕실이 갖춰진 '움직이는 집'이다. 오토 캠핑장은 오폐수를 처리할수 있는 시설과 전기와 상수도를 연결하는 시설이 되어있다. 그리고 테이블,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틀, 공동화장실, 샤워실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곳에 따라서는 놀이시설, 당구장 , 수영장, 연회실 등을 갖춘 곳도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오토 캠핑장은 국립 공원, 주립공원 등에도 많고 정부 또는 민간이 운영한다. 도시 인근과 관광지 주변에도 많다.

캠프장 이용료는 보통 일주일 머물면 하루치를 빼주고 한 달이면 2주치 정도를 받는다. 6개월을 머물면 저렴하게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다.

캠퍼들은 며칠 길게는 몇 달씩 캠프장을 이용한다. RV에서 사는 사람들을 '풀 타이머'라고 하는데 미국과 캐나다의 추운 지방 사람들이 겨울에 따듯한 플로리다 등 남쪽으로 내려와 길게는 6개월을 지내며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RV캠핑 생활을 한다.

지난 2월 일주일 머물렀던 플로리다 주 템파의 한 캠프장은 작은 퀘벡이라고 부를 정도로 캐나다 사람들이 많이 산다.

매해 새로운 캠핑카와 장비를 선보이는 RV 전시회가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사람들은 형편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RV를 구입한다. 오토캠핑은 복잡하고 바쁜 사회생활을 잠시라도 접고 자연에 가까워 지려는 인간의 의지가 담긴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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