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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not 뜨거워"

[LA중앙일보] 발행 2017/06/22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7/06/21 18:22

지상문·파코이마

재미가 쏠쏠한 주말을 보냈다. 낯뜨거운 녀석과 서너 시간을 즐겁게 지냈다. 막 두 살 반을 지난 손자 녀석이 데이케어에서 형들에게 배운 우리말을 늘어놓아 웃음판을 만들어 주곤 했기 때문이다. 큰 자동차를 들고 와서 자랑을 한다. '와 그거 참 무거운데'라고 하니 'not 무거워' 한다. 찻잔에 손이 간다. '그거 뜨거운데'라고 하니 'not 뜨거워' 한다. 녀석의 얼굴을 만져보기도 하며 또 웃음판이 된다.

그래서 낯뜨거운 녀석과 함께 주말 저녁 한때를 재미있게 보냈다. 돌아오면서 내내 낯뜨겁다는 말을 씹으면서 운전을 한다. 얼굴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낯뜨거운 일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무의식 중에 낯뜨거운 일을 하기도 한다.

청문회가 떠오른다. 큰일을 하겠다고 나타난 얼굴들에 도무지 낯뜨거워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불만스러워 하는 것 같다. 그깟 작은 일, 나만 법을 어겼냐는 표정이다. 나만한 사람이 그리 쉽게 있겠느냐는 마음 가짐인 것 같다. 고개를 숙이고 나라에 죽도록 헌신하겠다든지 아니면 어디로 숨어주었으면 싶다. 그러한 큰 얼굴들이 보고 싶다.

중국은 내려다보고 일본은 건너다 보며 웃고 있다. 북한은 쉽지 않은 상대이고 미국도 앞가림하기에 한참 바쁜 모양이다.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하는 새로운 얼굴들은 긴장하고 신중하여야 한다. 그들이 모두 'not 뜨거워' 할 일 없이 축복받을 얼굴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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