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월남전 참전용사 김관효씨의 남다른 사연

“내 참전기념 모자가 민간 외교 역할”
어디서나 한결 같은 예우에 깜짝 놀라

“참전 용사에 대한 미국인들의 존경과 예우에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베트남 참전용사인 김관효씨는 “어느 날 우연히 손에 닿아 쓴 모자 하나가 내 삶에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로 인한 일화들을 쏟아냈다.

변화는 김 씨 부부가 1년 전 캐나다 여행을 위해 들른 덜레스 공항에서 시작됐다. 평소 즐겨 쓰고 다니던 모자를 집에 두고 와, 꿩 대신 닭이라는 생각으로 4년 전 전우회에서 받은 참전기념 모자를 쓰고 갔다. ‘Vietnam Veteran’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어 일상에서 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워 4년 째 방치해 둔 모자였다.

그런데 비행기에 탑승하자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입구에서 승객을 맞이하던 조종사가 김씨를 보더니 군대식으로 각 잡힌 경례를 했고, 통로에서 자리를 찾아가는데 비슷한 또래의 백인이 미국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악수를 청했다.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은 본인도 걸프전에 참전했었다며 말을 건넸다. 김씨는 “평소 미국인이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 없었다”며 “미국에서는 참전용사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또 김 씨는 지난 12월 선교를 가기 위해 공항에서 줄 서서 짐을 부치는데 한 직원이 급행수속을 해주겠다고 호의를 베풀어 거절했더니, 그 직원이 “참전용사는 국가유공자기 때문에 당연히 당신을 예우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윌리엄스버그에서 열린 킹스밀 골프대회 입장권을 예매하지 않아 현장에서 구입하려는데 여자 직원이 모자를 보더니 베트남전에 참전했느냐고 물었다”며 “그렇다고 했더니 무료로 2장을 줬다”며 또 다른 경험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살면서 참전용사라는 게 이렇게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며 “미국인들의 한결 같은 예우에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 어디를 가든 참전기념 모자부터 챙겨 쓰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김 씨는 “이 모자를 쓰기 시작한 지난 해 8월부터 따져보니 하루에 미국인 2명 정도는 내 모자에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왔다”며 “지금까지 따져보면 모두 550명 정도가 되는데, 앞으로 계속 이 모자를 쓰고 다니며 더욱 많은 미국인들을 만나 민간 외교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진민재 기자 chin.minjai@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