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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비자 시간 잡기 디지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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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6/24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6/23 21:40

조원희/디지털부 기자

2014년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유명 여성 코미디언 티나 페이와 에이미 폴러는 할리우드에 대한 신랄한 농담을 10분간 쏟아냈다.

'모놀로그'라고 불리는 시상식 시작 부분의 스탠딩 코미디는 시상식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에이미 폴러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의 선전이 가장 큰 화제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를 껑충 뛰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언급하던 그녀는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어차피 몇 년 뒤엔 스냅챗이 TV부문을 휩쓸 테니 조심하라고."

3년이 지난 시점 에이미 폴러가 한 농담은 '예언'같이 변했다.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서로 나누는 소셜미디어 스냅챗은 최근 타임워너와 손을 잡고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1억 달러가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3월 많은 기대 속에서 기업 공개를 했지만 공모가 근처에 머물면서 지지부진했던 스냅챗의 주가는 3% 이상 급등했다.

미국의 10대와 20대가 가장 사랑하는 소셜미디어 스냅챗이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공개하면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일반적인 TV쇼와 같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긴 호흡의 콘텐트보다는 즉각적이고 휘발성이 강한 스냅챗의 특성을 살려서 5분 내외의 콘텐트를 대량으로 제작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TV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는 영화계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괴물과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전액 투자를 하고 제작해서 넷플릭스로 공개한다. 영화 '옥자'는 칸영화제에 초청됐지만 극장개봉을 안 한다는 이유로 많은 영화인의 반감을 샀다.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으로 볼 때 받는 영화만의 독특한 감흥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봉 감독은 한국에서 옥자의 극장 개봉을 추진했지만 극장을 거치지 않는 공개방식에 위기를 느낀 대형 극장 체인들은 옥자의 개봉을 거부했다.

옥자는 작품성이나 재미를 따지기도 전에 이미 '불청객'이 돼버렸다.

스냅챗과 넷플릭스가 이끌어 가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가 콘텐를 소비하는 것에는 그 어떤 제약도 규칙도 없다.

극장과 같은 특정한 장소에 가서 2시간 가량 '일반적인' 영화를 시청하거나 방송국이 정한 시각에 TV 앞에 앉아서 1시간 가량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영화는 영화끼리 TV는 TV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갔다. 언제 어디서든 그 어떤 콘텐트에도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비리를 파헤친 기사와 유튜브에 있는 먹방 수퍼히어로가 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 인스타그램의 수려한 풍경 사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이는 카드뉴스는 모두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무대에서 치열하게 싸운다.

모든 콘텐트들이 열망하는 단 하나의 자원 사용자들의 '시간'을 두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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