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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 트럼프, 신뢰구축 가능하지만 예측 힘들어"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LA중앙일보] 발행 2017/06/26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7/06/25 16:57

[기획: 한미정상회담 전망]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 6인의 전망

문 대통령, 대북 포용책 들고 나오면
트럼프 공개적으로 비판할 것

DJ·노무현 때와 다르다 강조하면
두 정상, 좋은 협력관계 구축 가능

진짜 목표는 특정정책 합의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인간관계 수립 최우선


한·미 정상회담이 29일로 다가왔다. 한국과 미국의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첫 정상 간 만남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트럼프 시대'의 한.미 관계를 좌우할 첫 단추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관계는 극심한 난기류에 휘말려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연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대화 우선시 입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북핵 동결 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발언, 북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6일 만의 사망 등 악재가 줄을 이어 터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1년 '이 양반(This man)' 발언이 튀어나온 뒤 임기 내내 껄끄러웠던 김대중-조지 W 부시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첫 회동 성공으로 최고의 밀월관계를 구축한 '아베-트럼프'를 넘어서는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 두 정상의 만남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빅 이벤트'가 됐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상대로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 의제는 신뢰=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첫째는 신뢰 문제. "이번 회담의 진짜 목표는 특정 정책에 대한 합의가 아니며 바로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을 두고 정책을 조율한 뒤 만나는 통상의 정상회담과 달리 조기 정상회담을 선택한 만큼 그에 맞는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 대부분은 밑의 참모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회담에선 두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수립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북핵 대처 전략과 사드 문제 등 현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마이크 마자르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을 핵 개발 프로그램에서 벗어나게끔 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지도자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다음' 단계의 비군사적 방법, 미래전략을 모색할 때"라고 진단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북한 문제에 대한 연대를 두 정상이 보여주고 논쟁거리들은 상호 합의한 절차에 따라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사드 문제에 최대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자문 역할을 하는 헤리티지재단의 CIA 출신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워싱턴의 '우려'를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모든 게 동맹 틀 안에서 잘 될 거야'라며 '동맹 재확인(reassurance)'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일방적 (대북) 대화를 제안하고 사드 배치까지 문제삼는 '상충된 신호(conflicting signals)'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링너는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이 같은 우려 속에 그 중요도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잔뜩 벼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 노선, 트럼프가 수용할까=의견은 엇갈렸지만 부정적인 쪽이 우세했다. 자누지 대표는 "트럼프는 대화와 압력을 동시에 같이 하지 않으면 북한의 행동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마자르 선임연구원도 "한국은 대화를 촉구하는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밀고 가는 '나쁜 경찰' 역할을 하면 그 조합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즉각적인 결과가 있을 때이며 (단기 결과에 대한 보장 없이) 장기전으로 대화에 돌입하는 건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락 연구원은 "물론 문 대통령은 대화를 선호하겠지만 북한의 대화 수용 가능성이란 큰 전제가 없는 만큼 (트럼프는) 북한과의 진지한 대화를 불가능하다고 여길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때의 일방적 대북 정책을 포용한다면 한.미 관계가 매우 긴장 국면에 들어설 것"(클링너 연구원),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일방적 양보를 하려 하거나 한·미 합동훈련 축소 등을 들고나오면 '공개적(open, public) 비판'을 할 것"(닉시 연구원)이란 전망도 있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북한이 화답할 수 있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을 두 정상이 찾아내는 것인데, 내 생각엔 그런 게 있어 보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대북 대화 노선의 필요성을 전달하느냐에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드 배치 연기, 트럼프가 수용할까=의외로 많은 전문가가 "결국 (한국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응답을 했다. 마자르 선임연구원은 "주권을 가진 한국의 문제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솔직히 말해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입장에선 (사드 배치의) 속도를 늦추는 게 옳다"고 말했다. 폴락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결정이 한.미 동맹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더라도 결국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시 연구원은 사드 배치 연기와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연계하는 옵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보유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걸린다"며 "따라서 한국의 사드 시스템 배치에 아직 시간을 좀 벌 수 있는 만큼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의 협상카드로 사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사드 문제는 양국 국방장관에게 맡기고 양국 정상은 굳건한 양국 동맹을 재확인하며 서로를 안심시키면 된다"(자누지 대표)는 의견도 있었다.

◆양국 정상 신뢰구축 가능할까="가능하지만 예측하긴 힘들다"(폴락 선임연구원)는 의견이 대세였다. 마자르 선임연구원은 "과거처럼 (미국이) 한국에 이래라저래라 지시할 수 없는 만큼 다각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접근을 해야 한다"며 결과는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상황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면 두 정상이 좋은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자누지 대표는 "실용주의적 측면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삼성·현대기아차·LG 등 한국 기업의 투자로 미국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길 권한다"고 했다. 하지만 크로닌 소장은 "현실적으로 기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만남의 기대치를 너무 높이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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