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환 기고] 한인 사회와 소통하고 고민하는 공직자의 모습
동남부 한인회 연합회장
오히려 더 젊어지고 외모에 신경을 쓰고 혹자는 “역시 높은 자리에 오르니 좋은데”라는 말을 쉽게 내뱉기도 한다. 높은 자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고민할줄 아는 공직자의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고민하는 공직자의 언행이 한인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긴 안목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동남부 한인회 연합회가 개최한 몇몇 행사에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일방적으로 총영사의 불참을 통보했다. 상황에 따라 불참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행사에 불참한다는 의미는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의 척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모든 행사에 불참 한다는 것은 아니다. 행사에 참석 한다해도 축사하고 행사도중 자리를 떠난다. 행사 참석자들과 진지한 대화 한번 없이 형식적인 눈도장 찍고 상호간 무의미한 존재 확인만 하는 행사 참여인 것이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행사에 참석할 동남부지역 인사를 선별함에 있어 한인회장 출신을 강조하듯 권위주의적이고 편향적 사고의 모습을 보이고, 상명하복 복지부동의 관료적 느낌을 한인사회에 강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 혼신의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일본 총영사는 전방위적 방해 공작과 로비 활동으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총영사는 먼산 쳐다보듯 어떤 입장 표명 한마디 없다. 과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한인사회 행사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공직자로서 무엇하나 제대로 맥을 짚어 주지 못하고, 무엇하나 지적하지 못하고, 엉거주춤 뒷짐지고 서서 관망하는 외교 자세로 이쪽 저쪽 눈치나 보고있는 모습이 마치 큰 대로변에서 갈길을 잃고 우왕 좌왕하다 그냥 주저 앉아버린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본다.
진실로 용기있는 공직자의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어떤 가성의 목소리로도 변곡되지 않은 자기 자신의 본래 목소리로 잘 잘못을 외칠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자리는 어떻게든 무사안일 주의로 지탱하고, 어떻게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탈 없이 넘어 갈 것인가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내가 왜”라는 식으로 뜨거운 물에 손 담그기를 꺼리고, 적당히 시간만 채우면 책임을 다 한다고 안주하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 나라가 내것이다 우리의 것이다”라는 소유의식이 강해져야 한다. 총영사관도 한인 사회와 함께 무엇을 만들어 가는 참여 의식과 새로운 것을 통해 위상을 높이는 창조적 정신이 서로 함께 뭉쳐져야 한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은 무엇을 하지 않는 소극적인, 수동적인, 정태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탄생한 국민의 정부도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를 표방하듯 재외공관도 한인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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