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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어머니의 홍시

안승철·터스틴

"반중 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이 시는 조선 선조 때 박인로 선생의 작품으로 선물 받은 홍시를 보고 평소에 홍시를 좋아했던 작고한 어머니를 기리며 쓴 시다.

며칠 있으면 한국에 계신 어머니 90세 생신이다. 면 서기의 장녀로 태어나 가난한 농부와 결혼해서 우리 6남매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저절로 붉어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심순덕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좋아한다.



대부분의 그 시대의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일본강점기에 태어나서 결혼 전에는 일본군 강제위안부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숨어서 살아야 했고 해방과 6·25전쟁, 4·19와 5·16을 거치는 등 그야말로 질곡의 역사를 경험하신 살아있는 증인들일 것이다.

나의 어머니도 홍시를 매우 좋아하신다. 먹거리가 넉넉지 않았던 시대에 마당 모퉁이에 있었던 큰 감나무가 매년 많은 감을 우리 가족에게 선물했었다. 그런 감을 당신은 혼자 드시지 않으시고 자식들에게 오래 먹이려고 꼭 홍시를 만들어서 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홍시를 내가 한번 드리고 싶은데 여러가지 여건 때문에 드리지 못함으로 나는 정말 서러워한다. 매년 생신을 맞이할 때마다 당신이 살아계신 마지막 생신이라고 생각하지만 함께 축하해 주질 못하는 불효자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어머니, 사랑합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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