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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우의 '톡톡무비(Talk Talk Movie)'…영화 '옥자'의 한계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로부터 50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받은 영화 '옥자'가 지난 28일 개봉했다.

봉 감독의 고향인 한국에선 이례적으로 극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미국을 포함한 그 외의 국가에서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관람이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테블릿 등에서만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다.

통상적으로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후 온라인에서 공개하는 게 순서지만 넷플릭스는 애당초 온라인 개봉만을 목표로 투자를 감행했다.



칸영화제에도 초대받은 작품인데다 이러한 논란까지 더해져 '옥자'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가 컸던 탓일까 실망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수퍼돼지 옥자와 그를 키우던 미자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옥자가 뉴욕으로 끌려가게 되자 동물보호단체와 미자가 행동에 나선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 까닭에 컴퓨터 그래픽은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수퍼돼지 '옥자'가 마치 실제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 뿐이었다.

배우들의 어색하고 오버스러운 연기는 둘째치더라도 스토리 전개는 어색했고 반전은 없었으며 액션은 허술했다. 또 소소한 재미를 주는 디테일들도 없었다.

한국 감독이 만든 시나리오를 할리우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도 뭔가 남의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4대보험이 커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럭 운전사가 쌩뚱맞게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마저 머금게 되었다.

영화 전반적으로 감독은 채식주의, 동물보호, 육식금지 등의 메시지를 던지는 듯 했다.

하지만 모든 걸 담으려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창끝이 무딘 느낌이었다.

배우들끼리 주고받는 대사는 길게 늘어져 지루했다.

사실 대사가 길어도 재미 있는 영화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옥자'에서는 감동도, 재미도 느낄 수 없었다.

배우들이 대사를 이어가며 설명을 길게 할 때는 '이미 다 알고 있는데, 감독이 관객들을 무시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관객들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다. 반대로 감독과 작품을 상대로 점수를 매기는 평가자들이다.

그리고 한마디 더 추가하자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교훈' 보다는 '감동'을 얻기 원한다.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통해 감동을 받게 되면 관객들은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를 자연스레 가슴으로 읽게 된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5000만 달러의 사나이' 봉준호 감독이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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