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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교계의 정치적 잠재력

장열/사회부 차장.종교담당

6월은 한인사회에 있어 아쉬움이 컸다. 가주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한인 후보(로버트 안)가 아쉽게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정치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특히 미국 내 소수민족인 한인사회는 정치를 잘 이용해야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인들의 정치계 진출을 바란다.

한인 정치인을 배출하려면 한인 유권자들의 결집 역시 중요하다. 그중 교회는 한인사회 결집의 원동력이 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주 한인의 기독교 신자 비율은 71%다. 무려 10명 중 7명이 '교회'와 관련돼있다. 이민 역사를 봐도 한인사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고, 기독교의 가치는 한인의 삶과 밀접했다.



현재 미 전역의 한인교회는 4018개다. 이를 한인 인구 수(182만2213명.센서스 통계) 기준으로 나눠보면 한인 453명당 1개꼴로 교회가 존재하는 셈이다. 정계 진출을 바라는 한인들이 한인사회의 핵심 네트워크인 교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다.

이런 배경 가운데 한인교계의 정치적 지원은 보다 능동적으로 방향성을 재고해야 한다.

미주 한인 사회에서 교회가 갖는 상징성, 의미, 역할 등은 분명 한국 사회에서의 '교회'와 차이가 있다. 단순히 종교 단체가 아닌 정서적으로 묶인 민족 공동체며, 한인의 정치적 힘이 결집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수성을 지닌 한인교계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평소 한인사회의 정치적 활동을 지원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일이다.

한 예로 한인 대형교회에는 보통 수천 명이 출석한다. 한 지역구에서 단일 민족으로 매주 그 정도의 숫자가 모이는 집단이 존재하는 건 흔치 않다. 그러한 교회가 커뮤니티를 향해 목소리를 내면 지역 정치계도 무시하기 힘들다.

만약 남가주 지역 10대 한인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광고시간이나 설교 등을 통해 계속해서 교인들에게 투표 참여를 종용한다면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단지 '한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지지의사를 밝히고 표를 몰아주자고 외치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오히려 타인종 후보가 한인 표를 포기하게끔 만드는 원인이 되며, 한인 사회는 '두드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게다가 '한인'만 지지하다가 그 후보가 낙선하면 한인사회는 정치적으로 소외될 위험이 있다.

주중에 한인교회는 빈 공간이 많다. 평소 비영리단체 등과 연계해 정치 간담회 등을 주최하고 지역 정치인을 끌어들여 그들이 한인 표심에 호소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만약 한인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한인 여부를 떠나 당신을 지지할 수도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인 셈이다. 그건 한인 표심에 안심하는 한인 후보조차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표'다. '한인사회=한인후보 지지'라는 절대 공식보다, 적극적이고 높은 투표 참여율이 더 무섭다.

이는 소수민족임에도 캐스팅 보트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힘을 가진 커뮤니티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한인교계는 그 힘을 결집하는 데 좀 더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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