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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미이라(The Mummy)

“어깨에 힘만 들어간 ‘다크 유니버스’의 비극적인 헛디딤”

세계에서 4번째로 오래되고, 할리우드 메이저 6대 영화 스튜디오인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초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바로 유니버설 픽처스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프로젝트 ‘다크 유니버스’(Dark Universe)이다.

‘다크 유니버스’란 할리우드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영화사들의 독립된 세계관 창조에 동참하고자 만든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몬스터 캐릭터 세계관이다. 공식 명칭은 ‘몬스터 버스’였지만 결국 ‘다크 유니버스’라는 네이밍으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제작 계획 중인 작품으로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2019를 비롯 ‘블랙 라군의 괴물’, ‘인비저블 맨’, ‘반헬싱’, ‘울프맨’, ‘드라큘라’, ‘오페라의 유령’, ‘노트르담의 꼽추’ 등이 예정되어 있다.

‘어벤저스’ 시리즈를 필두로 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압도적인 대성공과 그 뒤를 쫓는 ‘저스티스 리그’의 DC 확장 유니버스(DCEU)에 자극을 받은 ‘다크 유니버스’는 이달에 대단원의 서막을 알리는 ‘미이라’를 내놓음으로써 할리우드에 또 하나의 대형 세계관의 시작을 선언했다. 리부트된 ‘미이라’는 개봉 전부터 압도적인 예매율로 잠들어있는 ‘신드롬’급 흥행을 예고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할리우드 대표 흥행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열연했기 때문이다.

또한, 알렉스 커츠만 감독은 ‘에지 오브 투모로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미션 임파서블 3’ 등 각본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잔뼈가 굳은 흥행 보증수표 각본가이다.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러셀 크로가 지킬 박사 역을,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인상 깊은 의족 액션을 보여준 소피아 부텔라가 아마 네트 공주 역으로 미라를 연기한다. 인상 깊은 연기와 매력 넘치는 마스크, 우월한 몸매로 시선을 사로잡은 애나벨 월리스가 여주인공을 맡으며 기대감을 한층 더 증폭시켰다.



하지만 “신들과 괴물들의 세상, 절대적 존재가 깨어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 세계 기대를 받으며 뚜껑을 연 ‘미이라’ 는 민망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7%, 메타크리틱 35점이라는 조촐하기 짝이 없는 혹평을 받고 있다. 평단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역대급 평가의 조롱과 놀림이 가득하다. 1억 달러의 제작비로 2017년 최고의 블록버스터 망작(亡作)의 자리를 ‘이미’ 차지한 ‘미이라’는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다크 유니버스 세계관의 첫 작품으로서 스튜디오 입장에서 다음 시리즈를 위한 기대감을 심어줄 미끼들을 곳곳에 배치하려고 노력한 듯 보였다. 하지만 아마추어틱한 완성도에, 떡밥에 대한 강박은 작품의 정체성 혼란까지 가중시켰다. 아마도 이 작품은 몬스터 캐릭터 세계관인 만큼 공포영화와 스릴러의 콘셉트를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내내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장치들만 늘어놓고 남발하는 안이한 태도는 영화 ‘베테랑’의 유아인의 대사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어이가 없네.”

관객들의 수준을 저평가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제작진들의 이런 행태는 캐릭터 구축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주인공 닉의 영화 초반과 후반의 당위성 없는 캐릭터의 변화는 한숨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여자 주인공인 제니는 한마디로 ‘쓸데가 없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특히 미라 아마 네트 공주는 절대 악으로서, 신과 같은 능력으로 압도적이며 극악무도함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싱거운 스킬로 ‘연약한 미소녀’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다크 유니버스는 비록 첫발부터 헛발을 내딛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앞으로 공개될 많은 시리즈의 라인업을 보면 실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제작진들은 이번 결과를 승복하고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수정해 나간다면, 마블 부럽지 않은 세계관을 펼치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길진범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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