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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때리기 언론 공개, 한미 FTA 몰아친 트럼프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조인스] 기사입력 2017/07/02 09:41

예측불허 변칙 플레이, 한ㆍ미 회담서도 등장
나프타 재협상 진척 없자 과녁 한국 이동
문 대통령 "합의하지 못한 얘기 한 것" 일축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공개 발언할 기회를 줬다. 오른쪽 테이블 첫번째가 로스 장관[AP=연합]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공개 발언할 기회를 줬다. 오른쪽 테이블 첫번째가 로스 장관[AP=연합]

한ㆍ미 정상이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재협상을 하고 있다”며 종일 한국을 몰아쳤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재협상은 합의 외 얘기”라며 반박했다. 적어도 한·미 FTA에 관한한 정상회담을 끝내자마자 두 정상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벌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1일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재협상에 대해 “(한ㆍ미 양국이 발표한) 합의 내용을 보면 된다. (합의 내용에 없는) 나머지는 합의 외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 때) 아마 합의하지 못한 얘기를 하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한국이 내놓은 안은 비관세 장벽 조사를 위한 TF 구성 정도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 미국 측이 관세외 장벽을 얘기한다면 실무 TF를 구성해 FTA에 미친 영향 등을 조사ㆍ분석ㆍ평가해 보자고 역제의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못박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압박하는 장면을 국내외 언론에 공개하는 변칙 플레이까지 구사하며 재협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백악관에선 두 정상이 단독 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각료들까지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이때 취재진이 촬영을 위해 회담장에 잠시 들어섰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당신이 무역에 대해 몇 가지 말할 게 있는 것 같은데 잠깐 언론을 (내보내지 않고) 놔둬도 되겠다. 무역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예, 서(Yes, Sir)”라며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은 한ㆍ미 FTA가 발효된 후 두 배가 됐다"고 공격했다. 윌버 장관은 중국산 덤핑 철강이 한국을 거쳐 미국에 들어온다는 점도 비판했다. 비공개라고 해놓고선 기어이 언론 앞에서 한국 때리기를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도 재협상을 계속 주장했다. 오후 국가우주위원회의 업무 재개를 지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여러분도 알듯이 (한국과의) 무역 협정은 만기가 다가온다. 사실 2주께 전에 만기가 도래했다”며 “협상을 잘 하겠다”고 밝혔다. 한ㆍ미FTA는 만료 시한이 없는데도 만기가 됐다는 엉뚱한 주장을 한 것이다. 그렇긴 해도 미 정부의 공식 입장 역시 재협상의 막이 올랐다는 쪽이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로버트 라이시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재협상 및 개정 과정을 시작하는 (한ㆍ미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며 재협상 세부 계획을 내놨다.

트럼프의 한·미 FTA 재협상 공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유사하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나프타 재협상을 선언했지만 진척이 없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나프타 재협상은 공식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의회 보고와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제 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한·미 FTA 재협상 밀어붙이기는 다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재협상이 교착상태인 나프타를 대신해 '아메리카 퍼스트'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다. 러시아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국면 돌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중국 경사'에 대한 견제카드 측면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박수를 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박수를 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뭐건 이젠 한ㆍ미FTA가 양국 관계의 태풍이 됐다. 대북 정책 보다는 무역 청구서가 당장 한국이 당면한 부담이 됐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협상 요구는 익히 예상됐다”며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이 말을 꺼낸 이상 한국을 향한 압박 수위는 급격하게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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