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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TA로 적자 2배"…문 대통령 "문제 있으면 협의"

강태화 기자
강태화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7/07/04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7/07/03 19:42

청와대가 밝힌 정상회담 뒷얘기

펜스 등 구체적 숫자 들며 반박
장하성 "영어로 하겠다" 나서자
트럼프 "와튼스쿨, 똑똑하신 분"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 풀어


청와대가 지난달 30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뒷얘기를 공개했다.

3일 청와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비공개 정상회담에선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0분간의 단독 정상회담이 끝난 뒤 40분간의 확대 정상회담에서 바로 '통상 문제'를 꺼냈다. "북한 문제는 이미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아예 통상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한다. 그는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적자가 2배 이상 늘었다"며 자동차와 철강을 주로 예로 들며 압박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FTA는 양국 간 호혜적인 협정"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실무협의를 해 나가면 된다"고 맞섰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회담장엔 강한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당장 펜스 부통령,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구체적인 '숫자'를 들며 문 대통령 발언을 반박했다. 무역적자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미국 측의 집중공세를 받던 문 대통령은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이라는 '당근'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원자력과 석탄화력으로부터 LNG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이미 천명했고, 필요한 LNG를 미국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FTA 규정이 불합리한 것인지, 아니면 FTA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지 제대로 스터디를 해봐야 한다. 양국 실무진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양국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분석하자"는 역제안을 했다.

방위비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은 GDP 대비 가장 높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동맹국 중 하나고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매티스 국방장관도 봤겠지만 450만 평에 달하는 평택기지의 소요비용 100억 달러를 전액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 데이터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제시했다. 그는 FTA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자동차 수출(356% 증가), 시장점유율(19%로 2배 가까이 증가) 등을 제시하며 미국의 로스 상무장관,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2대1'로 논리 싸움을 벌였다. 김 보좌관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때문에 중국 내 한국 기업도 큰 피해를 보고 있으니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에 대해서는 한·미가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이 "영어로 하겠다"며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 와튼스쿨! 똑똑하신 분"이라고 말하면서 회담장의 분위기가 풀어졌다. 장 실장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와튼스쿨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전에 참석자들의 프로필을 미리 다 파악하고 있었다"며 "장 실장이 영어로 발언을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그러한 농담을 던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내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인지 중단됐다"고 하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시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의 책이 미국에서 번역돼 출판되면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대화 분위기가 부드러워지자 문 대통령은 '경제동맹'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답방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선뜻 응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FTA 규정상 한 국가가 이의를 제기하면 관련한 위원회는 열리게 돼 있지만, 위원회에서는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며 "한쪽이 주장한다고 해서 합의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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