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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 러시아 스캔들 '스모킹 건' 줬다

[뉴스 속으로] 트럼프 장남의 자책골

전격 공개한 러 인사와의 e메일
"클린턴 유죄 만들 정보 주겠다"에
"I love it" 17분 만에 답장 드러나
트럼프 "정치역사 최대 마녀사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내통 의혹'에 불을 질렀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러시아 측 여성 변호사와 만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당시 만남을 알선했던 인사와 주고받은 e메일을 11일 전격 공개했다. 뉴욕타임스가 앞서 제기한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승부수였는데 오히려 의혹이 맞다고 자인하는 꼴이 돼 초대형 자책골을 터트렸다.

〈본지 7월 12일자 A-8면>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e메일은 지난해 6월 3일 러시아의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이 트럼프 주니어에게 보낸 것이다. 여기에는 "에민이 전화를 걸어와 매우 흥미로운 내용으로 당신과 접촉하라고 했다"며 "러시아의 검사가 에민의 아버지를 오늘 아침 만나 제안하기를 트럼프 캠프에 힐러리를 유죄로 만들고 그녀와 러시아의 거래를 유죄로 만드는 일부 공식 문건과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는 당신의 아버지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대리인은 영국 기자 출신의 로브 골드스톤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e메일을 받은 지 17분 만에 보낸 답장에서 "당신 얘기가 그렇다면 특히 여름 후반에 나는 (그 정보를 얻는 것을) 원한다(I love it)"며 즉각 달려들었다. 결국 트럼프 주니어는 그달 9일 트럼프타워에서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라는 러시아 여성 변호사를 만났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사안을 "트럼프 주니어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게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건네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의회 전문지 힐은 "트럼프 주니어가 폭탄 e메일을 공개했다"고 충격파를 전했다. 전 법무부 검사인 피터 자이던버그는 "e메일은 분명히 러시아 정부와의 결탁 의도를 보여 준다"고 단언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트럼프 주니어는 폭스뉴스에 나와 러시아 측 변호사와의 만남은 '시간 낭비'였다며 해명했다. 그는 "낭비해 버린 부끄러운 20분"이라고 주장했다. 베셀니츠카야도 워싱턴포스트.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정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개인 시민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러시아 인권상황을 규탄하고 러시아 어린이 입양을 금지한 '마그니츠키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몇 분간 이야기를 나누자 우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혹은 '몸통이 누구냐'로 번지고 있다. 당초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야 (문제가 된) 회동을 알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아들이 공개한 e메일에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골드스톤은 트럼프 주니어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 정보를 로나(트럼프의 개인 비서)를 통해 당신 아버지에게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 민감해 당신에게 먼저 보내고 싶었다"고 썼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주니어는 백치"라는 글을 싣고 이번 사태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러시아가 대선 당시 개입했다는 의혹에 트럼프 캠프가 깊숙이 연루됐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스캔들로 취임 두 달 만에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넣고 그것이 통하지 않자 해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 아들 도널드는 어젯밤 훌륭한 일을 했다. 그는 공개적이고 투명했으며 결백하다. 이것은 정치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다. 슬프다!"고 자신의 아들을 엄호하는 글을 올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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