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명소가 된 신화 속 '미궁'

세상에서 가장 슬픈 아버지, 그는 희랍신화의 다이달로스다. 집 뿐만 아니라 다른 신기한 물건들도 잘 만드는 만능재주꾼인 그는 미노스의 왕비 파시파에가 포세이이돈이 보낸 황소를 사랑하자, 그녀에게 나무로 된 암소를 만들어 주어 그 속에 들어간 왕비가 황소와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해준다. 그로 인해 태어난 반인반우(半人半牛)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미궁을 만들게 된다. 그 자신은 아들과 함께 높은 탑에 갇히게 되자, 아들 이카로스에게 날개를 만들어 밖으로 내보낸다. 하지만 밀랍으로 붙여진 날개는 태양에 의해 녹아내리고, 아들은 그만 떨어져 죽고 만다.
그가 만든 미궁(라비린스)이 세상 이곳저곳에 자리잡고 있다. 명소로 등극한 세상의 미궁을 찾아가 본다.

영국 햄프턴코트 궁전

영국 템스 강의 리치먼드에 자리한 햄프턴 코트 궁전은 런던의 주요 관광지 중의 하나로 이곳에 1700년대 윌리엄 3세에 의해 만들어진 미로가 있다. 1/3 에이커의 크기로 중앙에 이르는 시간이 평균 20분 정도 걸린다.

벨기에 겐크 아트센터

한때 탄광이었던 벨기에의 도시 겐크의 아트센터에 자리한 이 미궁은 스틸 재질의 현대적인 모습이다. 2015년 지어져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이탈리아 보르게스

2011년 이탈리아 베니스의 샌 조지오 마지오레 섬에 3200그루의 나무로 완성됐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게스 사망 25주년을 맞아 지어진 이곳은 그의 이름을 따서 보르게스 미궁으로 불린다.

이탈리아 메이슨

2014년 20만 그루의 대나무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미궁으로 대나무의 키는 5미터까지의 크기로 다양하다. 이탈리아의 출판업자이며 미술품 수집가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에 의해 고안된 별 모양의 미궁으로, 중앙에는 콘서트, 전시, 문화 행사 등으로 쓰이는 2000sq의 광장이 배치돼 있다.

캔사스 넬슨앳킨스 박물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 로버트 모리스에 의해 2014년 제작된 미주리 주의 캔사스 시티 넬슨 앳킨스 박물관의 유리 미궁이다. 유리는 1인치 두께로 모두 백만 파운드가 쓰였다. 전체 모양은 삼각형으로 선사시대의 동굴, 고대 그리이스 신화, 예루살렘의 성지 등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료로 공개한다.

바르셀로나 오르타

이 도시의 가장 오래된 정원 중의 하나인 이곳은 수세기 동안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 준 이 도시의 숨은 보석이다. 1791년 부호 데스발 가문 저택의 일부로 만들어진 이 미궁은 200피트 길이의 잘 다듬어진 생울타리로 만들어졌다. 중앙에 이르면 신화 속 사랑의 신 에로스 동상을 만날 수 있다.


백종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