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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협상, 미국에 되레 손해란 점 알려줘야”
아널드앤드포터 수석 파트너 김석한 변호사
재협상, 워싱턴 정치에까지 영향 미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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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7/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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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대 로펌인 아널드앤드포터의 수석 파트너로 있는 김석한(사진)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공식 요구와 관련해 이렇게 조언했다. 통상 전문가인 김 변호사는 “한·미 FTA의 변화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미국 내에서도 타격을 받는 지역과 업계가 있는 만큼 한·미 FTA는 워싱턴 정치에까지 영향을 주는 이슈”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질의 :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을 손볼 나라로 삼았는가.

응답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 무역 협정을 바꾸고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주장으로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미시간 등 중서부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이 같은 핵심 기반이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설 땅이 없다. 두 번째로 무역 적자 규모로 보면 한국보다 중국·일본·독일이 더 크다. 그러나 중국·일본과는 FTA가 없다. 또 미국 내에선 유럽과의 무역 적자보다는 아시아와의 무역 적자가 더 불공정하다고 여긴다. 한국이 손볼 나라로 떠오른 이유다.

게다가 한·미 FTA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작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이 두 사람이 만든 협정을 공정한 방향으로 바꿨다는 정치적 업적을 만들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일본과는 무역만 따지기엔 복잡한 다른 이슈가 많지만 한국은 사실상 북한 이슈 정도다. 따라서 한국과의 협상이 승리를 보장받는 데 더 용이하고 이에 따른 정치적 효과도 더 탁월하다고 판단했다고 봐야 한다.”


질의 :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응답 :“트럼프 대통령은 단어에 신중하지 않다. 또 개정 및 수정(amendments and modifications)보다는 재협상이란 용어가 보통 미국인들에게 불공정을 뜯어 고친다는 인식을 심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가장 강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데 능하다. 그래야 상대로부터 최대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재협상 발언은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인 데다 최대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질의 : 한·미 FTA 어느 분야가 줄다리기가 될까.

응답 :“그렇게만 접근하면 실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바깥까지 보고 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에 긴급 무역 제재를 가하는 조항이 무역확장법 232조인데 이 조항을 발동하기 위해 현재 철강·알루미늄 수입을 조사하고 있다.

한·미가 다음달 첫 회의를 하자고 요구한 게 이 조사의 결과 발표와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일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수입을 미국의 국가 안보와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FTA 협상의 압박 카드는 FTA 바깥에 숨겨져 있다. FTA 분야의 협상 성과를 높이기 위해 FTA와 관계없는 이슈까지 압박하는 식이다.”


질의 :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응답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한국을 향한 미국의 무역 압박이 결과적으론 미국에 손해가 됐던 전례를 되돌아보게 해야 한다.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이명박 정부가 휘청거리지 않았는가. 미국의 무역 압박이 초래한 반미 정서로 한국 사회가 흔들리면 대북 공조이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서건 미국에 다시 부담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질의 : 미국은 다음달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응답 :“나 같으면 ‘(미국 측에) 우려가 있어 할 얘기가 있는 거라면 서울로 와서 하라’고 하겠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찾아오는 거다. 철저히 준비해 자료를 축적한 미국에 비해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서울로 불러 미국 입장을 듣는 정도로 해야 한다. 처음부터 최고위 단계에서 회의를 하는 게 아니다. 먼저 실무 수준에서 듣고 카드를 읽어야 한다.”


질의 : 그래도 미국이 갑이고 우리가 을의 입장 아닌가.

응답 :“협상은 논리와 힘의 두 가지 싸움이다. 논리 싸움은 미국과 동등한 입장이다. 미국은 논리를 무시하지 않는다. 치밀하게 팩트를 확인해 무역 적자가 한·미 FTA 때문이 아님을 숫자와 자료로 들이밀어야 한다.

두 번째로 힘 싸움은 지지 세력 간의 싸움이다. 미국 내에 한국과 입장이 비슷한 친무역 그룹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반 토막 나면 미국 내 항구 도시와 운송업계에 타격이 간다. 이를 통해 당신 지역구의 일자리가 1500개나 줄어든다고 하면 해당 주의 정치인에겐 자기 문제가 된다. 이들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FTA 협상을 한·미 무역이 아니라 미국 정치로 만들어야 한다. 또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공화당 내에서도 불안해하는 그룹들이 있다. 이미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장, 데이브 라이커트 하원 세입위 무역소위원장이 트럼프 정부가 의회와 상의 없이 한·미 FTA를 고친다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그룹이 우리가 설득 작업을 벌일 대상이다.”

이와 관련, 칩 카운셀 미 곡물협회 회장이 “한국은 미국 농업의 큰 고객이자 충실한 파트너”라며 “미국 곡물 업계에서 한국은 시장 개발의 거대한 성공 스토리”라고 평가했다고 농업 분야 매체인 ‘피드스텁스(FeedStuffs)’가 14일 보도했다.

한·미 FTA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옥수수·수수 등 곡물류에는 11만5000부셸(8갤런)까지 무관세 쿼터가 적용된다. 곡물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은 미국산 옥수수 및 옥수수주정박(사료용 곡물)을 10억 달러 이상 수입한 네 번째 수입국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미국 내 8320개의 일자리를 지원했다고 평가했다.


질의 :한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응답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메리카 퍼스트’다. 말 그대로 미국 내 산업을 육성하고 미국 업체를 키우는 데 전력투구한다는 정책이다. 한국도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업계를 손보는 식으로 비춰져선 안 된다. 업계를 북돋아 주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중립적 자세로라도 대해야 한다.”

◆김석한 변호사는?

대표적인 재미 통상 전문가.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 미국 유학을 떠났다. 길퍼드대에서 정치학·경제학을 공부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조지타운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80년대 한국산 컬러TV의 덤핑 사건을 맡은 이래 각종 통상 현안에 대한 자문에 응해 왔다.


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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