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장애아동 눈 높이로 태권도 교육

지체장애 닉 7년 만에 검은띠 ‘감동’
“장애인 맞춤형 태권도 수업 활성화되길”
귀넷 데일리 포스트, 유영준 관장 조명

귀넷 카운티 지역 일간지가 지체장애 학생들의 눈 높이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유영준 관장의 삶을 조명,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귀넷 데일리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유 관장은 16년째 장애아동에게 태권도를 전수하며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있다.

8세이던 1967년 검은띠로 승단한 그는 엘리트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공인받았다.

하지만 현역으로서 물오른 기량을 한껏 펼쳤을 때보다, 닉과 같은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태권인으로서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귀넷 일간지 기사는 스와니에서 사설 태권도장인 서울태권도를 설립해 운영하던 1999년 유 관장이 닉이라는 당시 10세의 지체장애 소년을 만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닉은 10살이었지만 기저귀를 사용했어요. 그러던 닉에게 태권도는 집중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닉이 가진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 관장은 정권지르기부터 발차기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태권도 품새와 기술을 전수했다. 장애아동을 지도하면서 얻게된 인내심도 그에겐 적지 않은 소득이었다고 한다.

예기치 않던 큰 변화가 뒤따랐다. 수업에 참여한 지 6개월 만에 닉은 더이상 기저귀를 차지 않게 됐다. 집중력이 강화됐고 몸을 쓰는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닉은 멈춤 없이 열의를 갖고 수업에 임했다.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수업에 참여한 닉은 값진 검은띠를 허리에 두르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유 관장과 함께한 지 7년 만에 거둔 장족의 발전이었다.

유 관장은 닉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수록 장애아동에 대한 보살핌이 더욱 필요함을 느끼게 됐고 귀넷 카운티의 각급 학교에서 개설한 장애 아동 수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2000년에는 보름마다 성인과 아동을 위한 장애극복 훈련 코스를 도장에 열게 됐다. 지금도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10명의 학생들이 수년 째 참여하고 있다.

얼핏 보면 별반 차이 없는 수업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유 관장은 치료요법이 수업에 접목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도장을 가볍게 뛰는 워밍업으로 몸을 풀고 줄지어 스트레칭한 뒤 발차기 연습에 돌입한다.

유 관장은 장애아동을 위한 수업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장애학생들이 20~30명의 수련생들 사이에 섞여 태권도를 배우곤 하는데, (요령을)터득하는 속도가 느린 탓에 오히려 사회적 관계(편견)와 싸우는 장애아동의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는 이어 “흔히들 태권도라고 하면 발로 차고 가격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태권도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치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관장의 수업이 소문 나면서 장애 아동의 부모가 먼 곳에서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오기도 한다. “뒤섞여 열리는 수업 대신 (제가 여는 곳으로) 40~50분 걸려 찾아오기도 하죠.”

11년 전 자폐증을 지닌 아들 마이클을 도장에 데려온 웨인 멘서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아들이 이곳에 온 첫 날부터 신바람이 난 듯 했다”고 기억을 더듬은 뒤 “그동안 적지 않은 성취감을 얻었고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콜린스힐스고교에서 열리는 수업에서 처음 유 관장과 인연을 맺은 그레엄 구드윈군도 태권도를 너무 좋아하게 된 나머지 아버지를 졸라 체육관에 등록하게 된 경우다. 그레엄의 아머지 존씨는 “장애아동들이 한 데 어우러질 수업이 다른 곳에는 없다”며 유 관장 수업의 장점을 꼽았다.

6세 학생에서 올해 42세인 이안 커시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수업에 참여한다. 한때 수업을 떠났던 커시씨는 몇 차례 뇌수술을 받은 뒤 다시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그의 누이 리사 커시씨는 “이안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재작년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은 이안이 작년에 검은띠를 따곤 너무 기뻐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이안은 태권도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고 안전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어 나 역시 기쁘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누구나 환영한다”면서 “뇌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배울수록 더 효과가 있다”고 태권도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장애아동을 위한 더 많은 맞춤형 조기 태권도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론을 전하기도 했다.


허겸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