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업] 모스크바 단상
모니카 류 / 방사선 암전문의
구름 낀 모스크바 하늘처럼 마음이 가라앉았다. 라이카는 집 없는 개였다. 모스크바 길거리를 방황할 때 무슈카, 알비나 두 마리의 친구들과 잡혀서 훈련을 받았는데 작은 몸체에 유순했고 우주선 시뮬레이션 과정을 잘 견뎌 우주견으로 선택되었다 한다.
당시 소련 수상 후루시초프는 우주국에 압력을 가했다. 미국에 앞서 세계 최초의 우주선을 만들고 소련이 우주를 정복해야 했다. 서둘러 1957년 10월 4일에 '스푸트니크 1호'가, 한 달 후에는 2호가 발사되었다. 소련이 우주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라이카는 2호에 태워졌고 우주로 보내졌다. 안타깝게도 온도조절 기계의 고장으로 우주선의 온도는 화씨 104도로 상승했다고 한다. 역사상 최초로 우주선을 탔던 포유동물 우주견 라이카는 발사 후 5시간에서 7시간 사이에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인의 우주공학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당시 그들이 이룬 성취가 차후 미국이 달나라에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우주항공국(NASA)은 내년 여름 화씨 2500도를 견뎌 낼 '태양 미션'을 준비하고 있다 한다. 지구의 역할을 알아내려는 목적이다. 이 우주공학 분야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경쟁이 아닌 합작의 시대를 열었다고 본다.
라이카가 우주에 보내졌던 때, 나는 지구에서 뭘 하고 있었나.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소련과 미국의 대립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의과대학으로 진학한 나는 소련의 과학자, 1904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아이반 파블로프의 발견을 생리학 시간에 터득하고 있었다. 그가 개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실험, 즉 반복되는 조건부여로 인해 길들여지는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 이 실험에서 파블로프는 개에게 처음에 고기를 주었다. 차츰 먹이를 주면서 다른 조건들(예: 밥 주는 시간에 종을 치는 환경)을 제공한다. 개의 뺨에 구멍을 내어 흐르는 침의 양, 성분 등을 측정, 분석했다. 종소리만 들어도 침이 나온다는 조건부여 결과를 알게 된다. 이 지식은 정신학적 분석, 치료에도 쓰인다.
라이카를, 뺨에 구멍 뚫린 개들을 애처로워 하는 나는 과연 진정한 과학도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쓰고 있는 약들과 방사선이 모두 동물 실험을 거쳐 입증된 결과를 갖고 인간에게 적용하게 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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