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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길과 인생

[LA중앙일보] 발행 2017/07/18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7/07/17 21:35

사람만 길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요즈음 알았다. 작은 동물들도 거칠고 험한 길은 좋아하지 않는다. 야생공원 산책로에서 본, 시들고 거친 잡풀들 사이에 좁고 곧은 길들을 간혹 본다. 사람 다니는 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우연히 바람결에 생긴 것이라 생각했었다.

남편은 저것은 토끼가 다니는 길, 저것은 다람쥐 다니는 길이라며 따라가면 토끼굴이 있을 것이라 했다. 어찌 아느냐 물었다. 혼자 오는 아침 산책 때 토끼가 그 길로 가는 것을 가끔 본다고 했다.

작은 동물도 나름대로 걸리는 것이 덜한 곳으로 계속 다녀 길이 생겼다. 코요테도 잡풀이나 가시에 걸리는 것이 싫어 밤에는 사람 다니는 흙길로 다니며 배설물을 남긴다.

힘든 길을 피하는 것은 살아있는 동물의 본능이라 생각된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도로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잘 만든다. 하지만 잘 포장된 동네 길에도 맥주병이 깨져 있을 때가 있다. 병 조각을 쓸며 이래서 되겠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유학 생활도 꽤 해본 친구가 보낸 카톡 사진은 전직 대통령의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 사진을 보며 우울했다는 친구. 전직 대통령은 자신의 인생길에 그런 불행을 상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앞길을 알 수는 없다.

도로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길이다. 교통 법규와 신호를 잘 지키면 길은 모든 사람에게 편하고 안전하다. 사회 윤리와 도덕성이라는 도로의 법을 어긴 사람들. 그것은 과거에 어긴 것이니 이해하라는 한국의 새 정부를 보면서도 친구의 마음은 우울할 것 같다.

박영혜·리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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