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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알고리즘이 생각을 지배하는 시대

조원희/디지털부 기자

디지털부의 일원으로서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상의하기 위해서 유튜브 관계자와 만난 적이 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얘기는 "유튜브는 사람이 콘텐츠를 큐레이션하지 않는다"는 한 마디였다. 유튜브 메인페이지에 있는 동영상 목록은 알고리즘이 알아서 정해주는 것이고 사람의 손길은 닿지 않는다. 알고리즘은 프로그래머들이 짜는 코드다. 설정해둔 기준에 의해서 자동으로 선택을 해준다. 우리가 무엇을 볼 지를 알고리즘이 정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음악 서비스 스포티파이에는 '디스커버'라는 기능이 있다.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음악을 분석해서 새로운 음악을 추천해준다. 소름끼치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디스커버가 나에게 추천해주는 노래는 취향에 딱 맞는다.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는 알고리즘이 많이 침투해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뉴스앱 터오탸오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2013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이미 2016년 한 해 1조 7000억 원(약 15억 달러)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기업가치를 11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 이용자가 6억 명에 달하는 터오탸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들의 성향과 습관을 분석해 보고 싶은 뉴스를 노출해준다는 것이다. 거대 미디어의 기사부터 블로그 글까지 매일 30만 건의 콘텐츠들이 생산돼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사용자를 분석해 원하는 정보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뉴스사이트는 아직 알고리즘보다는 사람 손에 의지한다. 평생 기사를 생산해 온 베테랑들이 뉴스의 중요성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서 사람의 생각과 의지가 들어가 있는 '큐레이션'이 독자들을 맞이한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한국인이 뉴스를 소비하는 대형 포털의 경우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고 노출하는 데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제목이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특정한 의도'가 없이 배달해주는 알고리즘은 정말 고마운 존재다. 많은 전문가는 알고리즘을 이용한 큐레이션이 뉴스의 미래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은 팩트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 쓰레기 정보를 가려내기가 힘이 들어진다.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알고리즘에 따라서 보여주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서비스 또한 이러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선 국면이 격화될 때는 가짜뉴스들을 여과 없이 게재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원하는 정보만을 보게 되면 특정한 성향이나 입장에 따른 뉴스만을 소비하게 되고 결국 반박이나 토론 없이 '거품' 안에 갇히게 된다는 비판도 있다. 생각을 더욱더 편향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 점에도 불구하고 알고리즘을 통한 서비스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알고리즘이 우리가 읽고, 보고, 듣는 것을 결정한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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