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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들, 목소리를 높여라"

[LA중앙일보] 발행 2017/07/21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7/07/20 23:00

박낙희/OC취재팀 부장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국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는 사실이다. 식당이나 장을 보러 마켓에 가서 조차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가 만만치 않음을 한두번씩은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된다. 심지어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경우에도 말이다.

이 같은 현실은 무엇보다도 영어가 불편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인들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하기 꺼려하고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싫어해 자기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참지 뭐' 하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보단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은 듯 싶다.

이런 성향은 개개인의 차원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경우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한 아시아계 경제단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인들은 주류 커뮤니티 행사나 이슈에 참여하기보단 한인들끼리만 모여 일을 도모하길 좋아하는 듯한데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듣게 됐다. 예상 못한 질문에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리자 "한인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만큼 주류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언어장벽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자문자답했다.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아메리지 하이츠의 스탠다드 퍼시픽 홈 단지 옆 도로에 풀러턴시가 기존 계획안에 따라 클래스2 자전거 전용차선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개설안이 통과되면 도로 일대 주차가 전면 금지돼 주차난이 심화된다는 이유를 들어 철회 또는 주차가 허용되는 클래스3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며 온라인 청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청원을 주도하고 있는 한인은 당장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이번 안이 일단 통과되면 도로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 등하교에도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시측이 자전거 도로 개설로 주차가 금지된다는 내용을 방학 및 휴가기간을 맞아 편지 한 장만 발송하고 서둘러 통과시키려 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의회가 내달 1일 열리는 회의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한인들이 적극 의사 발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어 유인물을 지난 주말 단지내 주민들에게 돌리기도 한 그는 많은 한인들이 동조하긴 했으나 당일 얼마나 참석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인 참여로 가든그로브 장의업체 진출을 저지한 베트남 커뮤니티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인 만큼 한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서 더 이상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조용하고 무관심한 한인 커뮤니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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