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칼럼> 어머니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느닷없이 검은 구름 몰려오고 천둥소리 요란하다
창문 너머로 어둠이 깔리기 바쁘게
우르릉 쾅쾅 소리에 맞추어 주룩주룩 장대비가 내린다
가물어 목마르던 초록 잎새들이
비에 흠뻑 젖어 개구쟁이처럼 웃고 있다
어린 날 빗속에서 뛰어놀던 나의 모습처럼
그 적엔 단지 내 몸을 적셨던 비
오늘은 나의 마음을 적셔 서럽게 하는구나
어린 날이 그립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
고향 집에 피어나던 코스모스처럼 곱고 가냘프시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 장례식을 빼고는 한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래서 그 때는 정말 몰랐다
풀 먹인 하얀 옥양목 이불보를 꿰매시며
흥얼거리시던 그 콧노래의 의미를
음~ 음~ 음음~~
가사도 없고 정확한 곡조도 없던 그 소리
청승맞게만 와 닿던 그 소리가
오늘 내 심장에 눈물의 바다 되어 흐른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일찍이 혼자되어 남겨진 자식들을 위해
힘겹고 외로운 삶을 살다 가신 어머니
용서하세요
이 불효 자식을
이 땅에서 나의 생명이 다 하는 날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나면
사는 동안 흘렸던 눈물 어머니 옷깃에 닦아 내렵니다
사는 동안 씹어 삼킨 그리움 원 없이 토해 내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별 없는 그 곳에서
얼싸안고 노래하며 영영히 살으렵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우리 어머니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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