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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떡의 형상에 내가 없어야 하느님 만나"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미주지부 방문
'면형무아'의 수녀회 영성으로
매순간 '나에게 죽는' 순교의 삶

LA에서 남쪽으로 30분 남짓 프리웨이로 달려 도착한 곳은 벨플라워 지역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미주지부.

만약 집앞에 성모상이 없다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주택가의 평범한 가정집과 다름없다.

앞의 별채 입구에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영성센터'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영성센터 담당인 김 마리아 도미니카 수녀는 "아담한 경당과 강의실로 사용하는 거실, 숙박피정이 가능한 방 두 개가 있고 개인 피정, 단체피정을 할 수 있고 원하면 피정지도까지 해준다"며 "지금 두 분이 개인 피정 중"이라 내부 안내를 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피정센터를 지나 탐스럽게 핀 채송화길을 따라 뒤쪽으로 가니 본채가 나왔다. 2층의 붉은지붕 하우스에는 현재 8명의 수녀가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수녀원.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공간이다.

푸르게 깔린 잔디 옆으로 성모상이 있고 작은 인공 연못에는 물고기가 꽃밭의 온갖 꽃들과 텃밭 야채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총 책임자인 박아네스 지부장 수녀는 "원래 이 마당이 말을 키우는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옆집에는 여전히 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뜰 안쪽 울타리에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보였다. 피정장소임을 말해준다. 수녀회를 돌아본 후 박아네스 지부장 수녀와 마주 앉았다. 다음은 박아네스 수녀와의 일문일답.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한국에서 누가 언제 설립하였나.

"올해로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1946년 서울교구의 방유룡 신부님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한국 수녀회를 설립했다. (현재 600여 명). 남자 수도회는 1953년에 설립했다. (현재 100여 명) 총원은 서울 청파동에 있다."

-수녀회 영성은 무엇인가.

"한자로 말하면 '면형무아'이다. '밀떡의 형상(면형) 속에 내가 없어야(무아) 하느님이 계신다'는 뜻이다. 밀떡은 미사 때의 성체(예수님의 몸)로 그 실체는 그리스도이다. 나를 없앤다는 '무아'는 매순간 하느님을 위해 나에게 죽는 '순교'이다. 따라서 우리 수도회의 카리스마는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가'이다. 활동보다 마음을 닦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관상 수도회'이다. "

-현재 어떤 사목을 하고 있나.

"지금 한국 총원에서 파견된 40명의 수녀들은 우리들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 페루에서 교포사목 뿐 아니라 현지인 사목, 이주사목, 지역경제 창출과 가정살리기(멕시코 참기름 공장 운영), 유치원, 도시빈민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주력하는 것은 세 가지로 유치원, 면형무아 성경공부, 이주민 사목. 이주민 사목은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하는 성경공부라 하겠다. 소임이 끝난 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위의 세 지역에서 계속 사목을 하기 때문에 영어와 스패니시는 꼭 익혀야 한다. 이곳 수녀님들은 모두 구사한다."

-한인들이 특히 이곳 영성센터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이민자의 삶 속에서 영혼과 마음을 쉬어가게 하는 것이 센터의 목적이다. 개인피정, 단체피정을 할 때 우리 수녀님이 개인 피정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영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1세는 물론 1.5세와 2세를 위한 성경 공부 반도 인기가 있다. 또 성인 독서반도 있어서 신앙서적 외에도 양서를 읽고 느낌을 나눈다."

-이곳에서 배출한 1.5세와 2세 수녀들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지 9년이 넘어간다. 그동안 8명(LA출신이 3명)이 서원하여 현재 멕시코,페루 그리고 이곳에서 각자 소임을 잘하고 있다."

-수련기간은 얼마인가.

"지원기,청원기,수련기로 4년이 되면 첫 서원을 하고 그 후 6차례 갱신을 한 후 종신서원을 하게 된다(10년 후). 앞으로 계속 이곳에서 자란 1.5세,2세들이 우리 수녀회에 입회하리라 생각한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4시50분에 기상. 5시20~6시20분 묵상, 기도, 미사. 7시30분 아침식사. 9시부터 11시30분까지 각자 소임. 낮기도 30분 마친 후 12시에 점심. 휴식을 취한 후 2~5시 소임. 5~6시 성경읽기와 기도. 6시 저녁식사. 6시50분 끝 기도. 9시 취침이다."

-앞으로의 사목 계획은.

"캐나다와 남미 다른 나라에도 진출하는 것이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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