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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라면과 타이어의 추억

아침마다 라면과 김치와 바나나가 놓이곤 했다. 이른 아침이라 내키지 않아도 뜨거운 햇빛 아래서 일할 생각에 라면 한 그릇을 비우고 바나나를 한 개 집어 들곤 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라면이 한국산이 아니다. 그 때 한참 인기를 끌고 있던 삼양라면이 아니라 아쉬운 마음이 들어 주방장에게 물으니 이유가 있었다. 그도 몇 번이나 한국산 라면을 구입했단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벌레가 생겨서 먹을 수가 없게 되고 만단다. 포장지가 쉽게 찢어져 습기가 차면 벌레가 기어 다닌다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또 한가지 경부고속도로만큼 긴 공사장을 7개 공구로 나누어 중장비와 트럭들이 줄지어 달리는 현장에서 타이어 소모가 큰 문제였다. 새로 포장되는 시멘트 콘크리트는 그야말로 타이어를 갉아먹는 사포(sand paper)로 강판에 무쪽 갈아내듯 마모가 눈에 보였다.

다행인 것은 한국타이어를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가 면세로 구입하도록 도와주었다. 게다가 그 때 타이어의 대명사격인 큰 회사의 제품이 한국타이어의 수명에 못 미치었다.



한국타이어가 그만큼 질기고 단단했다. 수입할 때 반 값에 수명이 곱이나 기니 따지자면 거의 1/4값으로 한국타이어를 쓸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생각할수록 상쾌한 일이었다.

라면과 타이어가 서로 무슨 상관이 있으리까마는 삼양라면과 한국타이어는 아직도 나의 친구로 남아있다.

지상문·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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