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독자 마당] 거울 속의 언니

언니가 보고 싶어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내 얼굴 언니 닮았다. 나이 들어 더 닮아가는 내 얼굴. 마음도 닮았으면 좋겠다. 동생들이 붙여준 언니의 별명 '천사표 언니' 너무 착해 덧붙여준 이름 '바보 천사표 언니'

언니가 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거울을 본다. 3년 전 암으로 77년을 살고 떠난 언니. 6남매의 장녀로 엄마 대신 동생들을 보살폈던 언니. 언니가 일찍 시집 가고 둘째인 내가 언니 대신 동생들을 보살폈지만 항상 언니만 못했던 것 같다.

항상 동생들 칭찬만 해주던 언니. "너처럼 착하고 부모님께 잘하는 아이는 없어" "너처럼 똑똑한 아이는 없어" 우리 동생들은 정말 우리가 착하고 똑똑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가장 효녀는 언니였고 똑똑한 사람도 언니였다. 언니는 그렇게 항상 자신은 내세우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착하디 착한 여자였다.

남편 일찍 떠나보내고 자녀들 모두 멀리 떨어져 혼자 있으면서도 운전도 하고 다니고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면서 씩씩하게 지내던 언니.



어느날 갑자기 암이 찾아와 힘들어 했지만 항상 희망을 잃지 않았던 언니. 꿋꿋하게 이겨가던 언니가 끝낼 때가 되었다고 느꼈는지 몇가지 부탁을 하고 병원에 간 지 열흘 만에 저 세상으로 갔다.

그렇게 떠난 언니가 왜 이리 보고 싶은지. 딸 넷 중에 언니와 제일 닮았다는 나. 그래서 오늘도 거울을 보며 언니를 생각한다. 보고 싶어요 언니.

정현숙·LA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