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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외로움은 최악의 가난'
최인성/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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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8/12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7/08/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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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좀 빼야겠다"

칼로리에 민감해진 현대인들이 자주 듣고 하는 말이다. 의학적 기준으로 보면 미국인들의 30% 이상이 '과체중'이고 그중 30% 가량은 '비만'으로 건강상 위험한 상태 즉, '질병'에 걸린 것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진단이니 살 빼자는 말이 입에 붙을 만도 하다. 더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뱃살도 빼고 운동도 해야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이 논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제품과 약, 마케팅은 천문학적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내 45세 이상 인구 중 4500만 명이 앓고 있는 만성 질병이 또 하나 있는데 조기 사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은퇴자단체인 'AARP'의 보고다.

다름 아닌 '만성 외로움(chronic loneliness)'이다.

'일부 고립된 사람들 이야기 아니야' 하고 당장 신문 다음 페이지로 눈을 돌리는 독자들도 있을 듯 하다. 조금 더 읽어 보시라.

미정신과협회가 30만 명을 대상으로 최근 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했는데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경우 조기 사망의 위험이 50%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나 접촉 없이 고립된 사람들은 조기 사망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세계 3400만 명을 대상으로한 또다른 연구에서도 고립돼 혼자 지내는 생활 스타일이 조기 사망의 원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쯤되면 정신건강이 비만이나 과체중 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결론이 설득력을 얻게된다.

문제는 이런 정신건강 상태는 육안으로는 실제 구분하거나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상과 징후는 분명하다.

사람들이 외로울 때 하는 행동 양식을 보면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 일단 만성 외로움증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이 아닌 다른 것들에 집중한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고독함은 심리적 갈등 또는 불안하고 불쾌한 심리 상태를 야기하며, 순간적으로 기분을 전환하는 약물에 의존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사람에 따라 술, 마약, 도박, 폭식, 거식, 흡연, 섹스 등 중독이 가능한 것들에 쉽게 빠지며 때론 극단적인 모임에 가입하거나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하기 쉬운 것은 역시 당장 콜레스테롤 수치처럼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허리 주변에 오른 살이나 체중계 숫자 만큼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건강을 넘어서 삶 자체를 위협한다. 이쯤 되면 굳이 고독사 통계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사족이다.

외로움의 치료는 '행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신병 자각 치료를 주제로한 책 '자각 부모(The Self-Aware Parent)'를 쓴 심리치료학자 프랜 월피시는 "만성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일상에서 뭔가 바꿔보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자의나 타의로 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항상 나빠진다"고 언급했다. 친구를 만들고, 가족에게 연락해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집에 있지 말고 나가서 움직이라는 것이다.

월피시의 해결책은 외로움에 시달리는 한인 시니어들에게도 적잖은 숙제를 준다. 가족을 잃거나 친지들과 떨어져 고립돼 사는 노인들은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

인류애의 상징인 테레사 수녀는 "외로움에 빠졌거나 누구도 찾지 않는 사람은 '최악의 가난'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복부피하지방과 벌이는 싸움 만큼이나 친구와 가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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