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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꿈] "사랑과 나눔 싣고 7600마일 대륙횡단"

27개주 20개 도시 오토바이 여행 마친 제프 연씨
니카라과 학교 식당 건립 기금 마련 목표
직접 찍은 1500장 사진 전시회도 준비 중

“세상을 바꾸는 일은 빌 게이츠처럼 갑부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자 하는 뜻만 있으면 나 같은 소시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니카라과 지노테페의 허난베테타 초등학교 식당 마련 기금 모금을 위해 지난달 26일 모터사이클을 타고 대륙 왕복횡단에 나섰던 제프 연(44)씨가 총 21일간 27개주 20개 도시 7600마일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지난 16일 풀러턴으로 돌아왔다.

프로 사진가이자 비영리재단 굿네이버스의 자문위원인 연씨는 지난 2012~2013년 과테말라, 아이티, 도미니카 지역 구호방문길에 사진 담당으로 참여해 열악한 환경 속에 지내는 현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이번 대장정에 나서게 됐다.

연씨는 “지난 7월 초에 애리조나주 페이지시 근처의 말굽협곡(Horseshoe Bend) 촬영에 나서 어둠 속 사막 한 가운데서 5시간 동안 촬영을 하며 지금의 내 자신을 돌아보다가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절반쯤을 달려온 것 같은데 돌아가기 전까지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하루 한끼로 허기를 채우는 니카라과 어린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기금마련을 위해 대륙 횡단을 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모터사이클 대륙횡단은 4년전 굿네이버스와 펀드레이징 아이디어를 구상하다가 내가 제안한 것이었는데 결국 내가 하게 됐다”고 말했다.



9월 말까지 대륙횡단 온라인 기금모금(razoo.com/story/Jeffyeon)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연씨는 이번 대륙횡단 기사 <본지 8월 5일자 a-12면> 를 보고 독자 김귀열씨가 중앙일보 OC본부에 기탁한 후원금을 지난 17일 전달 받았다. 그는 “목적을 갖고 나선 여정이라 하루 3~5시간씩만 자며 강행군하던 중 후원금 기탁 연락을 받고 정말 기쁘고 고마웠다. 이런 분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26년 전 샌디에이고 인근 에스콘디도로 유학을 왔다고 밝힌 연씨는 이후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지난 1994년 제2회 미주복음성가경연대회에 나가 우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대회 첫 우승자가 ‘R&B의 요정’으로 유명한 가수 박정현이다.

하지만 연씨는 음악인으로서의 확신이 서지 않아 고민하던 중 지난 2000년 웨딩플래너가 되고자 정보수집을 위해 사진스튜디오를 방문했다가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이후 워크숍 등에 참가하며 독학으로 사진을 익힌 연씨는 지난 2003년부터 LA에서 650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업사진 및 영상 전문 프렌치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승용차 대신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만 2대를 소유한 연씨는 “모터사이클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타본 이후 종종 탔지만 미국 와서 면허를 딴 것은 10개월 전이었다. 이번 횡단에 동반한 미국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의 하나인 할리(Harley Davidson Street Glide Special)도 함께 구매했다. 돌아와 딜러에 정비를 맡겼는데 10개월 동안 2만2000마일을 탄 할리는 처음 봤다더라. 참 많이 돌아다니긴 했다. 이번 여정 중 아무 문제 없이 잘 달려줘 고마울 따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연씨는 “홍보가 잘 안된 탓인지 온라인 모금이 기대에 못 미친다. 목표액 3만5000달러 달성을 위해 이번 대륙횡단 중 틈틈이 촬영한 1500여 장의 사진으로 사진집을 발행하고 사진전도 열 계획이다. 어떻게 해서든 올해 안으로 니카라과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식당을 마련해주고 싶다”며 한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했다.

1남 1녀의 아버지인 연씨는 “여유가 있어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세상을 바꾸는 데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사람들이 한 번쯤 소외된 이들을 돕는데 동참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누구나 포기하지 않고 비전과 꿈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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