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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환 칼럼] 북한, 미국의 대화 시그널 읽어야

곽태환 / 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반도 위기는 극단적인 북미 간 말 폭탄전으로 이어지다가 북한이 괌(Guam) 포위전략 미사일 발사를 중단함에 따라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게 되었다. 미국의 '최대압박과 관여' 정책이 '당근과 채찍' 투트랙 전략으로 바뀌며 당근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은 우호적인 대북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북한이 수용하면 평화무드가 조성될 것이다.

국제정치학의 갈등분쟁 해소방안 가운데 찰스 오스굿 (Osgood)의 긴장완화를 위한 점진적 상호 호혜론(GRIT)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요약하면 GRIT 이론은 1960년대 미소간 군비 경쟁을 감소시키기 위해 제시한 전략으로 한쪽이 상대방의 불신을 줄이기 위한 명시적인 목적과 원칙을 갖고 일방적으로 우호적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상대방도 우호적인 신호로 응답하도록 유도한다.

기본 구상은 분쟁 당사자 일방이 양보하고, 상대방이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첫 번째 당사자는 두 번째 양보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긴장완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시작한다. 그러나 첫 번째 시도가 무시당해도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시도가 일관성 있게 뒤따라야 한다.



미국이 GRIT 구상을 대북정책에 적용하는 것 같다. 북한이 호혜적 반응을 보이면 한반도 위기의 돌파구가 열린다. 미국이 현재 북한에 보내고 있는 의미 있는 시그널을 정리해 본다.

첫째, 현재 진행 중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군사훈련은 사실상 훈련규모를 축소 조정한 것이다. 금년도 훈련에 한국군이 5만여 명 참가하고 미군 병력은 해외 증원군 3000명을 포함해 1만7500명이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군 2만5000여 명 참가한 것에 비교하면 올해 해외증원 미군 병력은 500명 늘었지만 전체 참가 미군 병력은 75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런 조치는 그동안 북한이 한미합동훈련 축소를 요구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미군 최고 수뇌부, 즉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하이튼 전략사령관,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과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오산 미군공군기지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해리스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 우선' 원칙을 강조했고 예방전쟁, 선제타격 검토 등 강경 기조에서 외교적 협상 모드를 강조했다. 이러한 대북강경정책 변화의 시그널을 평양 전략가들이 감지하길 바란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북한 김정은이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런 태도를 존중한다"며 "여기서 긍정적인 뭔가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이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수준의 자제를 분명히 보여준 데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도발 행동을 삼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는 대북 4No(북한체제와 정권을 붕괴시키지 않고, 비핵화와 통일을 서두르지 않으며, 미군이 38선을 넘지 않겠다) 정책을 재강조하여 왔으며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였다.

이러한 최근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북한은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우호적인 신호를 무시하면 안된다. 평양 전략가들이 GRIT개념을 이해하고 미국이 보내고 있는 적대시 정책 청산과 함께 대북 화해·협력의 신호를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은 향후 군사적 도발행위를 지속적으로 자제 하길 기대한다. 북미대화를 원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호기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고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통해 북한체제의 생존을 보장 받은 것이 핵심이익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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