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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넘어 예술가의 길로

설치미술가 노선숙 작가
"예술은 질리지 않는 소명"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을까.

싱가포르에서 더 많이 이름이 알려진 중견 설치미술가 노선숙 작가. 그는 항공사 승무원에서 간호사로, 간호사에서 전업 예술가로 인생의 변화를 거듭했다. 도쿄와 싱가포르를 거쳐 2년 전 뉴욕에 돌아와 여전히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구글에서 노 작가의 이름 'Sunsook Roh'를 치면 맨해튼 미드타운 자택 주소와 함께 뉴욕시의 뮤지엄(SUNSOOK ROH Museum)이라는 설명이 함께 나온다. 자택은 싱가포르 등지에서 수집한 예술품들부터 자신의 수십 년을 담은 작품들까지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그의 작품과 이야기에는 여러 직업을 거치며 생의 항로를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바꾸며 살아온 기억들이 투영돼 있다.



싱가포르에 약 10년간 거주하며 선보였던 설치 미술 'Pulse Orchestra' 에서는 병원에서 수혈할 때 쓰이는 플라스틱 백에 담은 물이 떨어지는 소리들을 이용한 실험적 작품을 내놨고 'Speaking Wall' 이라는 작품에서는 광주 항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던 이들의 수백 개의 혀들이 벽에 붙은 채 이야기한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모든 작품의 메타포로서 사용하는 노 작가는 싱가포르의 스컵처스퀘어에서 선보인 '생명의 나무' 시리즈에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생명의 원천을 상징하는 동시에 나무 가지들에 뇌의 시냅스들을 묘사하는 작업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노 작가는 "우리 모두는 내면에 자리한 무의식 세계에 기쁨과 슬픔, 절망 등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생명의 나무에서는 그것을 표현했다"고 했다. 그는 "대형 설치 미술은 대부분 만드는 데만 2년이 넘게 걸린다. 내 작품은 손이 많이 가는 작품들이라 특히 그랬다. 그래도 여전히 책, 전시회, 사물 등에서 영감을 받으면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작업 스튜디오로 달려간다. 예술은 질리지 않는 나의 소명이자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국비장학생으로 간호학교를 나왔지만 항공사 승무원이 됐던 노 작가는 뉴욕에 정착한 뒤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 벨뷰 병원 외과 병동에서 오래 일했다. 병원과 집을 단조롭게 오가던 그는 나이 마흔이 넘은 1988년도에 파슨스에 입학해 조소를 전공하고 미술사를 부전공했다. 이후 바드칼리지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를 취득했다.

롱아일랜드시티에 스튜디오를 가지고 작업하고 있으며 웹사이트(http://sunsookroh.com/)를 통해 작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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