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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편지]사계(Four Seasons)

이영은/첼리스트

긴 여름이 지나고 한풀 더위가 꺾였다. 아침저녁으로는 살랑한 바람이 불고, 낮에는 높고 푸른 하늘을 보여주고 있어서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가을의 선선함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 급작스럽게 추운 날씨로 이어질까 걱정이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날씨 변화는 작곡가들에게도 좋은 작곡 소재였다.

계절에 대한 음악은 바로크 시대부터 20세기까지 끊임없는 작곡의 소재였고, 청중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만한 소리로 표현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다. 오늘은 그런 계절에 대한 대표적인 곡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바로크 시대에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가 1725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Four Seasons Op.8 No.1-4)는 여러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에 의해 연주되었다.

이 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묶어놓은 곡으로 주로 사계 모두 한 번에 연주되며, 각 곡은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발디의 음악은 바하와 헨델과 같은 시대의 작곡되었지만, 바하의 음악처럼 무겁지 않고 비교적 단순한 구조와 반복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사계는 이러한 비발디 음악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화려하고 기교적인 바이올린의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연주로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봄의 싱그러움, 여름의 요동치는 더위와 바람, 가을의 수확의 기쁨, 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겨울의 묘사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가 1876년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성격적 소품 ‘사계’(The Seasons) Op.37을 완성하였다. 생 페테르부르크 음악잡지의 에디터였던 베르나드(Nikolay Matveyevich Bernard)의 커미션을 받아 1년의 각 12개의 달에 따른 캐릭터 피스를 작곡하게 된다. 각 악장에 소제목을 붙이는 것도 베르나드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12개의 악장은 1월부터 12월까지 캐릭터를 따라 각각 다른 무드를 표현하고 있으며, 12악장이 한 세트로 연주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앙코르로 따로 연주되는 경우도 많다. 11월 트로이카는 라흐마니노프의 앙코르로 자주 연주되었고, 6월 뱃노래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되는 악장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일반 대중이나 연주자뿐 아니라 작곡가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많은 작곡가가 사계를 바탕으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또는 투 피아노 버전 등 다른 편성으로 편곡하였다. 원곡과 편곡된 곡들도 영화 <올드보이> 나 <더 베어> 등의 영화음악으로 삽입될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계절이 주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기온이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과는 다르다.각 계절에 따른 냄새가 있으며, 청각적, 시각적으로 다양한 풍경을 누릴 수 있다. 계절과 날씨에 따른 감성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작곡가와 연주자에게 매력적인 소재였음은 확실하다. 또한, 사람마다 계절에 대한 느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더욱더 흥미로운 소재였을 것이다. 요번 주말에는 비발디와 차이콥스키의 사계를 들으며 계절에 대한 그들의 감성은 어떤 것이었는지, 나와의 느낌과는 어떻게 다른지 느끼며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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