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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성결혼 합법화 된지 2년, 어떤 변화 있었나

"기독교도 이제는 동성결혼 극구 반대 안 해"

백인 복음주의 동성결혼 지지
지난 10년 새 2배 이상 급증

사회 내 교회의 영향력 감소해
젊은층 사회적 가치 더 쫓아

보수 기독교 우려 목소리 커져
반면 교회의 변화 필요 주장도


동성결혼 이슈에 대한 인식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진영에서조차 조금씩 견해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내 동성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조사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 여름,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킨 뒤 2년이 지난 지금 동성결혼에 대한 인식은 급변하고 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어떤 식의 관점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봤다.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그룹이 국제프린스턴조사협회와 공동으로 미국내 성인(18세 이상) 205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조사 방법은 전화 조사 및 대면 인터뷰 등을 진행됐고 신뢰도는 95%(오차범위 ±2.3%)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그동안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해왔다.


그러나 불과 10년 사이 동성결혼 지지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2017년)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35%가 동성결혼을 지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당시 14%에 그쳤던 동성결혼 지지 비율이 불과 10년 만에 크게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특히 20~30대 젊은 백인 복음주자들의 경우 약 절반(47%)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동성결혼에 대해 다소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흑인 개신교인들도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이 44%였다. 흑인 개신교인 역시 지난 2007년(24%)에 비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톨릭도 현재 10명 중 약 7명(67%)이 동성결혼을 지지했으며, 10년 전 절반(40%)도 안됐던 지지 비율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종교적 신념은 있지만 특정 교단이나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은 경우 대다수(85%)가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있다. 이 부류 역시 지난 2007년 동성결혼 지지율은 60%에 그쳤었다.

한인 2세 사역을 담당하는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요즘은 수많은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교회내 관점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쟁하는 것을 꺼린다”며 “즉 사회적 이슈와 교회의 가치가 분리되어 서로 논쟁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 여길 뿐더러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축소된 결과로서 동성결혼 이슈 역시 젊은이들이 보수적인 교회보다는 좀 더 진보적인 사회적 인식과 흐름을 쫓아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종교적 행사나 예배 등에 참석하는 횟수가 적을 수록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종교적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75%가 동성결혼을 지지했
다. 반대는 20%에 그쳤다.

반면 종교적 행사 등에 참석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일주일에 한번 이상 종교적 행사에 참여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6%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족연구협회 피터 스프릭 박사는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가 곧 ‘시민의 자유’ 또는 ‘인권’이라는 의미와 직결되면서 새로운 시대적 프레임이 형성돼 우려가 된다”며 “현재 주류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동성애를 신학적 또는 공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조금씩 수용하려는 분위기가 있고 동성애를 피부색과 같은 태생적 차원의 이슈로 여겨 1960년대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 또는 일종의 인권 운동과 같이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세계관변증센터 알렉스 맥파래든 박사 역시 “분명한 것은 전통적인 결혼의 개념을 주장하려면 과거와 달리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많은 교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자유주의적 성경해석에 물들기 시작했고 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가 혼합되면서 복음주의가 분열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성결혼 이슈를 대하는 기독교의 사회적 대응과 전략의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LA지역에서 한인 중형교회를 맡고 있는 A목사는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세대는 이미 사고체계와 사회적 이슈를 생각하고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교회도 변해야 한다”며 “무작정 보수적 명분만 내세워 반대만 하지말고 실제 성소수자들이 갖고 있는 아픔과 차별을 교회가 어떻게 보듬고 그들에게 기독교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보다 실제적인 고민과 대안을 제시해야 젊은 크리스천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원들의 관점도 변했다
"보수지만 동성결혼 반대 안 해


퓨리서치센터는 종교 외에도 동성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우선 보수 성향의 공화당은 일반적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인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그러한 고정관념은 거의 깨진 상태다.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동성결혼 찬반 비율은 지지(47%)와 반대(48%)가 거의 엇비슷했다.

지난 2013년의 경우 공화당원의 동성결혼 반대 비율은 무려 61%일 정도로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불과 수년 사이 관점이 급격히 변한 셈이다.

심지어 공화당원 응답을 성향별로 분석해보면 자신을 ‘극보수적인 공화당원’으로 밝힌 응답자 10명 중 4명(39%)이 동성결혼을 지지했다.

또, ‘온건한 공화당원’이라고 한 응답자 중 63%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화당원의 관점이 상당히 변화됐음을 알 수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세대별 동성결혼 인식에 대한 결과도 흥미롭다. 정치적 가치관에 상관없이 젊을수록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응답은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이면서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무려 60%(반대 38%)가 동성결혼을 지지했다.

또 X세대(1970~1980년대 초) 공화당원은 절반 이상(51%)이 동성결혼을 지지했다.
세대별로만 나눠보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은 18~29세(79%), 30~49세(67%), 50~64세(56%)에 걸쳐 대부분의 연령대가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았고, 65세 이상만 찬성(46%)과 반대(45%)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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