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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품…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멸종 위기 38종, 생태계의 보고
적막하지만 짜릿한 사파리 파크

플로리다는 미국 남동쪽에 툭 삐져나와 있는 반도다. 이 반도 끄트머리에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습지와 수채물감으로 그려놓은 듯한 섬, 사냥감을 기다리는 악어와 한적하게 하늘을 나는 희귀한 새들. 언어의 마술사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했다는 카리브해와 미국 최대의 담수호인 오커초비호가 만나는 이곳은 스릴과 여유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유산지역이다. 대부분의 미국 국립공원이 산악 지역에 자리한 탓에 이곳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 습지 국립공원이다.

194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에버글레이즈는 1979년 유네스코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됐다. 북미 최대 습지는 국제기구도 함께 지키고 있다. 76년 유네스코는 에버글레이즈를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했고, 3년 뒤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87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재되기도 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은 에버글레이즈는 갈대가 무성한 상류와 각기 독립된 생태계로 뒤덮여 있는 하류로 나뉜다. 상류지역은 수심이 30cm에 불과한 오커초비 담수호를 중심으로 2500㎢의 습지가 펼쳐져 있다. 이 넓은 땅에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매너티, 플로리다 퓨마 등 멸종위기종 38종은 더욱 각별하게 보호하고 있다.

악어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얼굴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앨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이 함께 사는 지역이 에버글레이즈라고 한다. 앨리게이터는 플로리다에만 수십만 마리가 서식할 정도로 흔하지만, 크로커다일은 멸종 위기종이다. 에버글레이즈 안에 약 300마리가 산다.



상류지역이 악어 무리의 터전이라면 담수호에서 흘러내려온 물과 카리브해가 만나는 하류지역은 다양한 나무와 식물군, 희귀 동물이 어우러진 생태계의 보고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 1만여종이 넘던 희귀 식물들이 현재는 1000여종으로 줄어들었지만, 습지와 건조지역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는 생태계는 여전히 흥미롭다.

바닷물이 유입되는 습지에는 마호가니와 멜라류카 등이 분포해 있으며 건조지역에서는 침엽수면서도 낙엽이 지는 낙우송과 측백나무, 소나무 등이 자란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게 있다.

에어보트 체험이다. 습지 위를 미끄러지듯이 질주하는 보트인데, 사실 국립공원 안쪽에서는 탈 수 없다. 보트가 습지를 파괴해서다.

국립공원 밖 동물 테마파크격인 '에버글레이즈 사파리 파크'에서는 악어 수백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시간에 악어에게 고깃덩어리를 던져주는 쇼가 펼쳐진다. 식당에서는 악어 고기를 넣은 햄버거도 판다.

자극적인 경험을 원하는 인간에게 에버글레이즈는 너무 거대하고 그저 적막한 대자연에 불과해서 일까,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 대부분이 악어농장이나 사파리 파크만 들렀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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