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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샤갈의 마을엔 눈이 내릴까

오수연 / 문화 담당 차장
오수연 / 문화 담당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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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9/1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7/09/13 18:32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은 90년대 X세대가 즐겨 찾던 강남역의 대표적 카페다. 당시 꽤나 커피값이 비쌌던 카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인 김춘수의 시 중에는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라는 시가 있다. 실제 샤갈의 그림 '나의 마을'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샤갈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작가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이름'에서 오는 유명세나 친근감에 비해 샤갈을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샤갈의 작품 '나의 마을'을 '눈 내리는 마을'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르크 샤갈 특별전이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진행 중이다. 샤갈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이번 전시는 특별하다. 회화 뿐 아니라 평소 보기 힘든 무대의상까지 전시하고 있어서다. 그는 발레와 오페라 등의 공연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서 무대장식과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었다.

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들 말한다. 다시 말해 전시회에 가기 전에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면 훨씬 더 값어치 있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짧게나마 마르크 샤갈을 소개하자면 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뮤즈(예술에 영감을 주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 그리고 색이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러시아 태생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샤갈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옛날 화가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온 인물이다. 그는 97세까지 장수를 누리다 1985년에 사망했다.

우선 샤갈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두 여인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샤갈의 작품들은 그의 뮤즈이자 아내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샤갈은 요즘 말하는 '사랑꾼'이었다. 1909년 그의 첫 번째 아내인 벨라 로젠펠트를 처음 만나 금세 사랑에 빠졌고 9살 나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1944년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벨라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뮤즈는 오직 아내뿐이었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는지는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벨라와의 결혼을 앞두고 그린 그림 '생일'에는 벨라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나는 그냥 창문을 열어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그녀가 하늘의 푸른 공기과 사랑과 꽃과 함께 스며들어 왔다. 온통 흰색으로 혹은 온통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라고 했을 정도다.

이후 샤갈은 65세가 되던 해에 또 한 명의 뮤즈 발렌티나 브로드스키(일명 바바)를 만나 1952년 결혼을 한다. 사실상 벨라보다 더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했으며 바바에 대한 사랑 역시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아내는 그의 작품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벨라와 바바를 찾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사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색이다. 샤갈은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색을 자랑한다. 빨강, 파랑, 초록, 노랑 등의 원색을 주로 사용했는데 자칫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원색들을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이라고 한 샤갈의 말처럼 그의 전시에 가면 사랑의 색깔을 듬뿍 만끽할 수 있겠다. 샤갈 특별전은 내년 1월 7일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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