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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유아독존(唯我獨尊)의 참뜻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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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09/14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7/09/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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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독존(唯我獨尊)은 부처께서 세상에 오셨을 때 하셨다는 말이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이라는 표현 속에 들어 있다. 이 유아독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세상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 사람마다 이 해석을 달리하여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종교적인 어휘나 표현을 불변한 진리로 보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지만, 많은 어휘나 표현은 늘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해석은 마음대로가 아니라 진리에 더 가까이 가려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경전의 수많은 내용이 비유나 상징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이런 해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유아독존은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는 뜻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는 의미이므로 오직 '부처'만이 존귀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당연히 여기서 부처는 나와 다른 존재이다. 범접할 수 없는 저만치 떨어져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부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표현을 주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부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다.

유아독존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아야 한다는 표현으로 해석하면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즉,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부터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얼마나 귀한지, 왜 귀한지를 몰라서 시작된다. 단순히 이기적이고, 자만하고, 잘난 척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단순한 자기애(自己愛)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유아독존은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한 감사함과 특별함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 부처가 되는 첫 번째 길이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모르면 부처가 될 수 없다. 내가 특별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남이 특별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리가 모두 각각의 가치를 가진 특별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풀 하나, 나무 하나, 돌멩이 하나까지 귀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 불교식으로 표현하자면 뭇 중생(衆生)이 모두 부처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천상천하의 모든 것이 각각 다 존귀함을 알게 되는 순간 그는 이미 부처다.

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부처의 말씀이 불교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귀한 줄 알아야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아무리 이 세상이 힘들어도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별하지 않은 나를 억지로 특별하게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특별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내가 특별한 존재임이 믿겨지지 않는다면 더욱 공부해야 한다. 단순히 책을 보라는 것이 아니다. 책도 좋고, 스승을 찾는 것도 좋고, 기도도 좋고, 명상도 좋다. 걸으면서도 좋고, 밥을 먹으면서도 좋고, 잠을 자면서도 좋다. 답을 얻을 때까지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나의 특별함을 깨닫고, 남의 특별함을 깨달아야 한다. 이게 유아독존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깨달음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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