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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신부' 만드는 커튼 뒤 주인공

[연중기획] 독자를 만나다<8> '갤러리아 웨딩' 유지현 대표

'2002년 월드컵'때 한국온
엘살바도르계 남편과 결혼
올해초 LA서 웨딩숍 인수
신부의 '고맙다' 말에 보람
'디지털 중앙일보' 변화하길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지름 22센티미터 축구공 하나로 한국이 축제장이었던 2002년.

울산에서 대학을 다니던 유지현(39)씨는 친구들과 우연히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 일하러 온 외국인들을 만났다. 축구장에 들어가는 카메라와 부대시설 등 전기 장비를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이었다.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영어에 익숙했던 유씨는 금세 외국인들과 친구가 됐고 그 중 한 명이 지금의 남편이 됐다.

"당시만 해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어요. 대화가 통화니까 빨리 친해졌죠. 부모님들도 저희의 교제를 환영했어요."



천년고도의 도시 경주 출신의 아가씨와 고대 마야문명지인 엘살바도르계 미국인 청년의 만남은 월드컵이 끝나고도 이어졌다. 남자친구는 해외를 돌아다니며 일했지만 국제전화로 해외여행으로 사랑을 이어나갔다.

만난 지 2년 만인 2004년 두 사람은 결혼했고 이듬해 LA에 신혼집을 차렸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학생 때부터 옷가게를 열 정도로 의류업에 관심이 많았다. LA에 와서도 2009년 2014년 여성용 의류매장을 열었다. 중국인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올해 초에는 LA한인타운 웨스턴 선상에 있는 웨딩드레스숍 '갤러리아 웨딩(Galleria Wedding)'을 인수했다. "드레스는 옷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매력적이에요. 여성미를 극대화하죠. 거기다 특별한 날 입는 웨딩드레스이니 책임감도 크고 보람도 있습니다."

일은 우아하지만은 않다. 5~6파운드 가량의 무거운 드레스를 계속 바꿔 가며 입혀줘야 한다. 또 평상시 입는 옷들은 입는 사람의 취향만 맞추면 되지만 웨딩드레스는 신부와 동행한 친구 친정어머니 시부모 남편 등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두 들어줘야 한다. 한두 시간은 기본이다.

"신부들이 정신적으로 가장 예민할 때잖아요. 저도 더 신중히 조언하죠."

결혼식을 앞두고 신부가 갑자기 살이 찌거나 빠지는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옷을 다시 고쳐줘야 하고 결혼식 당일에는 식장에서 옷핀 등으로 옷 매무새를 잡아줘야 한다. "일이 힘들어도 웨딩드레스를 돌려받을 때 '너무 예뻤다 고마웠다'는 말 한마디에 그동안의 고생이 싹 잊혀져요. 커튼 뒤에서 저도 주인공이 된 느낌이에요."

인터넷으로 본지 기사를 본다는 그녀는 중앙일보에 '디지털 신문'으로 변화를 주문했다. "언론은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해요. 비록 종이 신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해도 독자들은 여전히 뉴스는 찾고 있거든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인들에게 부탁 한마디를 했다. 국제결혼 커플로서 종종 편견 어린 시선에 상처받을 때가 있다고 했다.

"한번은 한인 식당에서 종업원이 제 남편에게 '아미고(친구라는 뜻의 스패니시) 아미고'하면서 손짓한 적이 있어요. 한인들은 라티노를 하나같이 '아미고'라고 부르는데 때로 상대방은 기분 나쁠 수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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