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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울타리 넓어진다①

애틀랜타 식당가의 ‘주류’로 뜨다
치열한 ‘맛 경쟁’ 극복할 새 트렌드로 각광
“새로운 맛 공간 개척 가능한 상품성 갖춰”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기획 시리즈
한식, 울타리 넓어진다①
타인종 셰프들이 보는 ‘팔리는 한식’은②
‘정통’ 강요하기 보다 ‘호기심’ 자극해야③-끝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젊은이들의 ‘도심 회귀’ 현상으로 애틀랜타 도심은 ‘맛집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지만 경쟁 또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맛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셰프들 사이에서 한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맞집 전성시대와 함께 찾아온 또다른 현상은 ‘요리사 품귀’ 현상. 애틀랜타 벨트라인을 따라 지난 10여년동안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진행되면서 골목마다 식당과 주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셰프들은 귀한 몸이 됐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의 낙후된 지역이 상가 또는 주거지역으로 활성화되면서 원래의 저소득층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하지만 내달 개업 2주년을 맞는 이스트 애틀랜타 지역의 한식 주점 ‘가자(Gaja)’는 상황이 다르다. 친동생 2명과 함께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팀 송씨는 “많은 식당들이 요리사나 주방보조 직원들을 못 구해서 난리인데, 우리는 그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심지어 얼마동안 무급으로 일하며 한식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 업소의 주방에는 한인은 커녕 아시안 직원이 한 명도 없다. 개업 멤버인 주방 매니저 포레스트 씨는 “가자 식당이 문을 연 시점부터 2년사이 애틀랜타 요식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어느새 믿기 어려울 만큼 한식이 주류로 잡았다”고 단언한다. “한식을 통해 새로운 맛의 공간을 개척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는데 이런 생각은 아시안 요리 셰프는 물론 정통 프랑스식 셰프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타인종 요리사들이 한국이나 한식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추억 때문이 아니라, 맛 그 자체와 브랜드로서의 상품성을 높이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즘 애틀랜타 최고 부촌 중 한 곳인 인먼파크는 벨트라인을 따라 시작된 애틀랜타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라운드 제로’이다. 지난해 이곳에 문을 연 한식당 ‘차(Char) 코리안 BBQ’는 한인타운 고깃집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만한 높은 가격에도 불구, 매일 저녁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식당의 리차드 탱 사장은 크로그 스트리트 마켓(Krog Street Market)의 유명 일식집 ‘크래프트 이자카야’의 주방장 출신이다.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일식당에서 명성을 쌓은 다음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도전으로 한식당을 선택했다. 그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애틀랜타 도심에서 아메리칸 레스토랑 수준의 서비스와 음료 메뉴를 갖추고 정통 한식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진지하거나 고집스런 모습은 피하고 싶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상복합 형태로 재개발이 한창인 둘루스 다운타운에서도 한식 컨셉의 오이스터 바 ‘누나(Noona)’가 오는 11월 문을 열 예정이다. 마이클 로 공동대표는 2014년 디케이터에 문을 연 팬아시안식당 ‘마칸’으로 명성을 쌓고, 크로그 스트리트 마켓에서 대만식 찐빵집, 오크허스트에서 중식당을 여는 등 최고로 ‘트렌디’한 지역만을 선택해 아시안 식당을 운영해왔다. 이제 그 역시 새로운 프로젝트로 한식을 선택했다.

인구 유입이 급증하면서 어엿한 문화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애틀랜타에서는 이처럼 요식업계 최일선에서 한식의 울타리가 확장돼가고 있다. 한식이 더 이상은 한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식 세계화’에 대한 한인들의 시각도 진화하고 있다. 미동남부한식세계화협의회는 다음달 6일 던우디의 한 고급 호텔에서 지역 정재계 인사들에게 고급 한식을 대접하는 ‘모던 코리안 갈라’ 행사를 개최한다. 협의회는 바로 이 갈라 행사에 지역 요리학교 학생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손동철 회장은 “가능하다면 이들 학생들이 한국에서 초청된 유명 한식 요리사를 도와 작업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려고 한다”며 “애틀랜타도 이제 요리사들 대부분은 한식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교육 사업을 펼친다면 한식 홍보의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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