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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문화강국의 자부심 보여줬다

샌란시스코 총영사관 주최

사물놀이, 판소리, 성악, 실내악, 합창, 뮤지컬 공연까지 한 순간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극장에서 27일 열린 국경일 기념음악회는 출연진들의 면면 만큼이나 모든 무대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100분이 넘는 공연이 짧게만 느껴졌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지역 한인들은 물론 주류 관객들까지 연주자들이 공연을 마칠때 마다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광개토 사물놀이팀의 가슴을 울리는 모듬북 공연으로 시작된 국경일 기념음악회는 명창 조주선씨가 들려주는 판소리 ‘심청가’로 이어졌다. 고수 조용성의 장단에 맞춰 조주선 명창이 들려주는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은 목숨을 받쳐 아버지의 눈을 뜨게하겠다는 심청이의 간절한 소망과 딸을 다시 만나 눈을 뜨는 심봉사의 기쁨이 고스란히 조 명창의 소리에 담겨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다시 무대에 오른 광개토 사물놀이팀은 신명나는 풍물놀이와 사자춤, 버나돌리기, 상모돌리기 등을 선보여 흥을 돋웠다.



이어진 해금과 현악 4중주단의 협연은 음악회 중 단연 최고였다. 이날 초연된 안진 작곡의 ‘다시보는 아리랑(Arirang Revisited)’은 한국 전통 ‘진도아리랑’을 현악과 해금의 협연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발랄함이 느껴지는 가운데에도 오랜 시간 우리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아리랑의 선율을 살려내 한국인 정서가 잘 배어나도록 담아냈다. 제1 바이올린을 맡은 UC버클리 음대교수 흐라바 애틀라도티르는 외국인임에도 아리랑의 멜로디를 잘 살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제2 바이올린의 서유리, 비올라 안용주, 첼로 케이티 윤씨와 협연에 나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창담 멤버인 해금연주자 여수연씨의 연주도 일품이었다. 한국의 정서와 악기에 서양의 방식이 크로스오버된 훌륭한 연주였다.

소프라노 이윤정씨는 TV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테마곡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쥴리엣’ 중 쥴리엣의 아리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Je Veux Vivre)’를 선사했으며, 쥴리아드와 예일에서 학위를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곽지원씨는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35번 3악장 알레그로 비바시시모를 박현지씨의 피아노 반주로 들려줬다.


퍼시픽콰이어 내 전문 성악인들로 구성된 첼리스 보컬 앙상블은 라트비아 출신 에릭스 에센발즈의 ‘구원을 위한 희생(O Salutaris Hostia)’, 밥 티에일과 조지 데이빗 와이즈의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What a Wonderful World)’에 이어 최영섭 작곡의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를 연출했다. 지휘에는 최재성 퍼시픽콰이어 이사장이 피아노 반주는 박현지씨가 맡았다.

공연의 피날레는 한국 뮤지컬계의 전설로 불리는 남경주씨의 무대였다.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씨의 곡으로 잘 알려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삽입된 ‘All I Ask of You’를 소프라노 황경원씨와 듀엣으로 불렀다. 이어 뮤지컬 돈키호테의 ‘Man of La Mancha’와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지금 이순간’을 열창했다.

남경주씨는 앵콜곡으로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 나온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관객들과 함께 불렀으며, 기념음악회도 막을 내렸다.


이 날 공연은 북가주에서는 드물게 한국의 전통 문화 공연과 성악·실내악 등 클래식 전문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사물놀이, 판소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상식을 다시 일깨웠고, 수준 높은 연주와 노래를 들려준 전문 연주자들을 통해 뿌리 깊은 문화강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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